[핫이슈] KBS ‘파면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KBS ‘파면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다양한 분석이 있다. 우선 KBS ‘통합노조’ 분열론.

내부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적어도 12대 KBS노조 집행부는 ‘통합노조’를 지향했다. 선거 과정에서 적대적이기까지 했던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행동’(이하 사원행동)과 공동 집행부 구성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왔고, 구체적인 부분까지 논의가 오고갔다. 순탄한 과정은 아니었지만 아직 ‘통합노조’의 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

KBS ‘통합노조’ 출범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쪽은 …

‘통합노조’가 출범하면 누가 가장 피해를 입을까. 이병순 사장을 비롯한 KBS 경영진과 간부들일 거라는 게 KBS 안팎의 해석이다. 사원행동은 이병순 사장 선임 과정 자체를 문제 삼으며 반대투쟁을 벌여왔다. 그런데 ‘그런’ 사원행동이 노조 집행부 일원으로 들어온다? KBS 경영진 입장에선 상당히 곤혹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 김현석 사원행동 대변인(왼쪽)과 양승동 사원행동 대표가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KBS 노조 산하 '방송 악법 저지 특별위원회'를 결성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D저널

사실 12대 노조집행부와 사원행동 간에는 아직 신뢰의 문제가 남아 있다. KBS 현안부터 방송법 개정에 이르기까지 인식차도 상당히 크다. 실제 현 노조집행부 지지자들 중 일부는 ‘통합노조’ 움직임 등에 불만을 품고 틈틈이 제동을 걸었다. 그러데 묘하게도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를 비롯한 8명에 대한 KBS의 파면·해임 등의 조치는 ‘통합노조’의 이런 틈새를 겨냥하고 있다. 이번 징계가 ‘통합노조’ 분열을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12대 노조집행부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선거 이후 노조집행부가 보여준 행보는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우려스러운 것이었다. 사원행동 소속 사원들에 대한 징계 반대, 언론노조 총파업 지지표명 등 애초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노선을 걷고 있는 데 대한 공개경고라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집행부 분열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노조집행부 내부에서 ‘노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을 모를 리 없는 경영진이 ‘약한 고리’를 먼저 치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번 징계가 KBS 내부만을 겨냥하고 있을까

하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이 있다. 이번 징계가 과연 KBS 내부만을 겨냥하고 있는 것인지 여부. 그렇게만 보기에는 KBS를 둘러싼 ‘외부적 환경’이 자꾸 시야에 밟힌다.

우선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산업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의 발언. 정 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명박 정부에서는 MBC와 KBS 2TV를 민영화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뒤 “공영방송법은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기존 입장에서 후퇴? 그보다는 ‘전략’의 변경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한 것 같다. 어차피 KBS 2TV와 MBC 민영화는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추진할 경우 여론의 향배도 장담할 수 없다. 언론노조 총파업 때 확인됐지만 언론계 전체의 반발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MBC와 KBS 2TV 민영화를 명시하지 않고, 공영방송법을 추진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KBS에겐 수신료 인상이라는 ‘당근’을 던져줄 수 있고, KBS 내부반발을 일정하게 잠재우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 언론관련법에 대한 언론계 반발은 여전히 높다. 때문에 섣부른 단정은 이르다. 하지만 ‘2월 국면’에서 KBS가 주요변수가 될 가능성은 많다. 정확히 말해 KBS노조가 핵심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만약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쟁점 법안 처리에 반대해 언론노조가 다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KBS노조가 참여할 것인지 여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 KBS 사원들의 자발적인 모임체인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이 지난해 8월 11일 낮 12시 KBS 본관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있다. ⓒPD저널

2월 국면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를 KBS노조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를 비롯한 8명에 대한 KBS의 파면·해임 등의 조치를 예사롭지 않게 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만약 ‘2월 국면’을 앞두고 KBS ‘통합노조’가 사실상 무산되고 이로 인해 집행부 내부도 갈등을 겪는다면? KBS 경영진과 정부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는 것 아닌가. 이번 징계를 단순히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KBS 경영진의 응징(?)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이 모든 걸 뒤엎을 한 가지 핵심 변수가 있다. 그건 KBS 구성원들의 향후 대응이다. 현재 KBS PD협회와 기자협회가 제작거부 방침을 포함한 전면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만약 KBS 구성원들의 전반적 기조가 ‘이런 식으로’ 표출되면 KBS노조 역시 이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그럼 이병순 사장을 비롯한 KBS 경영진은 ‘악수’를 두게 되는 셈이고 이후 상황은 예측불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KBS 구성원들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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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