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와 김용갑의 ‘소신’ 발언
[궁시렁궁시렁] 한국 우파보수단체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1월18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송된 내용 가운데 한 장면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한국의 우파들, 좀 웃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고? 우파의 생명과도 같은 국가안보와 관련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10년 넘게 국가안보를 우선하며 제2롯데월드 건설 불가 입장을 밝힌 국방부. 갑자기 태도를 바꿔 허용 쪽으로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우파단체들은 시위도 한번 하지 않고, 성명서 하나 발표하지 않는다. 거의 움직임이 없다. 이거 직무유기 아닌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맹렬한 기세를 자랑하던 뉴라이트들은 전부 어디로 갔나.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건 이 뿐만이 아니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서울공항의 활주로 변경을 전제로 한다. 빌딩 건설을 위해 공군의 활주로를 변경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 걸까. 더구나 공군은 제2롯데월드를 건설할 경우 ‘참사’가 예상되는 시나리오까지 내놓았다.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언급이 됐지만 빌딩 공사허가를 위해 활주로를 변경한 사례는 없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제2롯데월드는, 다른 논리는 제외하더라도 국가안보적 측면에서 봤을 때 논란의 여지가 너무 많다. 공군의 ‘참사예고’ 등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활주로 변경을 하면서까지 공사를 용인하는 이유, 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묘한 상황이 전개된다. 국가안보를 생명처럼 여기는 우파 정부인 이명박 정부. “일 년에 한두 번 오는 귀빈의 안전 때문에 제2롯데월드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 국가안보를 생명처럼 여기며 이를 반대해왔던 국방부와 공군. 특히 자신의 양심을 걸고 반대한다던 공군은 이명박 대통령 ‘검토 지시’ 이후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우파들 지금 제정신인가.
아이러니한 것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으로부터 ‘좌파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MBC가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좌파방송’ MBC가 국가안보를 걱정하고, ‘우파 정부’인 MB정부는 ‘거 별거 아닌데 왜 자꾸 반대하냐’는 식이다. 그나마 한나라당 내부에서 ‘친박연대’ 의원들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게 눈에 띄인다. 우파를 욕보이지 않고 있는 집단은 ‘친박연대’ 뿐인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1월13일 평화방송 라디오 출연해 제2롯데월드 건설에 대한 보수우파 진영의 고민을 토로했다.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소개된 내용인데 다음과 같다. 우파의 진지한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사실상 아이러니하다. 근데 만일 좌파 정권에서 지금처럼 말이죠 활주로를 3도 틀어서 허용해 주겠다고 했으면 보수단체에서 반대집회를 하고 난리가 났겠죠. 서명운동도 하고 말이지. 이명박 정부가 이렇게 하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말이에요. 참 곤혹스럽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보수우파단체들은 통렬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되도록 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적’을 이롭게 할 수도 있는 국방부와 공군의 ‘좌경화’ 움직임에 적극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조용하다. 조중동이 ‘개떼처럼’ 들고 일어나 격렬히 반대해야 할 상황인데도 대충 상황에 묻어가는 분위기다. 이러고도 조중동이 보수우파의 이데올로그인가.
허긴, 지난해 여름 서울시청 앞과 여의도(KBS MBC) 앞에서 ‘좌파척결’을 외쳤던 특수부대 아저씨들도 조용한 마당에 무엇을 기대하리. 국가안보를 위협하면서까지 빌딩을 건설하려는 롯데를 상대로 일대 ‘전쟁’을 벌여야 함에도 다들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의 깊어가는 고민을 알고나 계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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