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 돌풍, 3가지 이유!
[TV에세이] 기성세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다
‘삼분할 구도’의 월화드라마 판세가 KBS 〈공부의 신〉(연출 유현기, 극본 윤경아)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초기에 SBS 〈제중원〉(연출 홍창욱, 극본 이기원)을 본방 사수했지만 3회가 시작될 때부터 〈공부의 신〉 쪽으로 이동했다. 〈공부의 신〉이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공부의 신〉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이제 4회를 마친 드라마에 대한 총평은 무리지만, 지금까지 보면서 느낀 몇 가지 단상들을 정리했다.
(1) ‘똥통’ ‘꼴찌’ 아이들 : 기성세대의 자화상
〈공부의 신〉은 ‘똥통 고등학교’인 병문고 학생들, 그 중에서도 ‘꼴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꼴찌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건,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른들의 시각 즉, 주류사회의 시각이기도 하다. 이것이 옳냐 그르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건 가치판단 이전에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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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 ⓒKBS | ||
드라마 〈공부의 신〉은 이런 상황을 전제로 출발한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방식이 꽤 영리하다. 주인공 ‘꼴찌들’에 대한 사회의 적나라한 시선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지만, 주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태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이들 ‘꼴찌들의 인생’이 개인 탓만은 아님을 보여준다.
〈공부의 신〉이 ‘대책 없는 부모’, ‘학생에 무관심한 선생’을 카메라에 포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결국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꿈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다. 〈공부의 신〉은 ‘꼴찌’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어른에게 묻고 있다.
(2) 강석호(김수로) VS 한수정(배두나) : 진정 아이를 위한 교육은 어떤 것인가
변호사 강석호(김수로)와 병문고 한수정(배두나) 선생은 〈공부의 신〉에서 상당히 중요한 캐릭터다. 방식은 다르지만 ‘꼴통인생들’을 방관하고 있는 기성세대의 범주에서 일정하게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두고 대립한다. 강석호가 명문 천하대 입학을 통한 전통 입시위주의 방식을 선호한다면, 한수정은 이른바 ‘참교육’의 현장실천을 가치관으로 가지고 있다. 거칠게 말해 현실주의와 이상주의의 대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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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 제작발표회 ⓒKBS | ||
하지만 누가 그를 탓할 수 있을까. 사회적 편견이 구조화 돼 있는 사회에서 ‘원칙과 이상’이 아이들을 위한다고 볼 수 있을까. 〈공부의 신〉은 그런 현실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3) ‘공부의 신’을 보는 수험생과 꼴찌들은 어떤 반응일까
사실 가장 관심이 가는 건, 〈공부의 신〉에 대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그 중에서 진짜 ‘꼴찌들’의 반응이 가장 궁금하다. 월화드라마의 ‘삼분할 구도’에서 〈공부의 신〉이 치고 나올 수 있었던 건, 10대 수험생과 40대 학부모들의 ‘지지’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략적인 분석. 그들은 〈공부의 신〉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혹시 뭔가 공부에 대한 새로운 비법을 기대하는 건 아닐까. 설마 드라마에 그런 기대를 할까,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한편으론 정말 꼴찌들은 이 드라마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게 정말 궁금해진다.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는 게 우리네 현실 아닌가. 그런데 학교교육을 통해 꼴찌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그려내는 드라마 〈공부의 신〉을 현실의 ‘꼴찌들’은 과연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을까. 그것이 무척 궁금해졌다.
‘현실’의 꼴찌들과 드라마 〈공부의 신〉 꼴찌들은 서로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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