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방송 무엇을 말했나]

2010년 1월10일 ∼ 1월16일

이번 한 주 예능의 화두는 카메오의 등장이었습니다. 예능만이 아니라 드라마에까지 카메오가 등장했을 정도이니, 카메오의 한 주였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 MBC <지붕 뚫고 하이킥> ⓒMBC
이나영 씨와 박영규 씨는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고,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는 〈1박2일〉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였죠. 그래서인지 〈1박2일〉은 ‘시청률 대박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방영 초기부터 시청률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KBS 〈추노〉에는 개그맨 황현희 씨가 카메오로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죠. 이나영 씨는 오랜 만에 안방극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리고 박영규 씨는 예전 〈순풍 산부인과〉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저는 그만큼 예능이 대세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배우나 탤런트, 메이저리거의 예능 ‘진출’도 그렇고 개그맨의 드라마 출연도 이젠 자연스럽게 인식이 되고 있으니까요.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주목해 보는 것도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애프터스쿨 멤버 가희가 예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능에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가희는 2010년에 들어서면서 MBC 〈놀러와〉와 KBS 〈상상더하기〉 등에 잇달아 출연하더니 이번 한 주에는 SBS 〈스타킹〉과 MBC 〈세바퀴〉 등에서 예능의 끼를 선보였습니다. 김종민과 더불어 2010년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희가 올해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됩니다.

KBS 〈미녀들의 수다〉의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난 11일 방송에서는 엄지인 아나운서를 투입하며 ‘투 톱 체제’로의 변화를 꾀하더니 패널로 교수를 등장시켰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같고 다를까’라는 화두 등을 가지고 출연진들이 의견을 밝히고, 여기에 대한 전문가의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스펀지와 스타골든벨’적인 요소를 가미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예능이 아니라 ‘인포+에듀테인먼트’ 요소에 중점을 두는 것 같더군요.

나름의 의미는 있겠지만 이런 ‘미수다’의 변화를 달갑지 않게 느끼는 시청자들도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루저 파문’에 따른 홍역 때문에 제작진이 ‘의미’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은 이해하지만, 지나치게 ‘의미’에 방점을 찍다보면 프로그램이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이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SBS 〈강심장〉은 김영철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논란이 되기도 했죠. 편집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된 한 주였습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이 토크와 폭로 그리고 이에 따른 ‘큰 웃음 한 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럴수록 편집의 중요성은 계속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토크쇼에 출연한 출연진들이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지나친(?) 자연스러움은 방송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는 것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다시 강조할 수밖에 없는 건, 편집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월화드라마 ‘삼분할 구도’ 깨지나

   
▲ KBS 수목드라마 <추노> ⓒKBS
KBS 〈추노〉의 강세가 회를 거듭할수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4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시청률이 30%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지난 4회(14일 방영)에서 업복이(공형진)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빼어난 영상미는 압권이었습니다. 이대길(장혁)이 언년이(이다해)를 발견하면서 4회가 막을 내렸는데 이런 추세라면 40%를 돌파하는 건 시간문제인 듯 싶습니다.

하지만 〈추노〉를 추격하는 드라마가 MBC에서 곧 방영될 예정이어서 〈추노〉의 기세가 다음 주에도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네요. MBC가 새롭게 선보일 수목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극본 김인영, 이하 아결녀)가 20일부터 전파를 탈 예정인데, 박진희, 엄지원, 왕빛나가 여주인공을 맡았습니다. ‘아결녀’는 지난 2004년 방송됐던 김인영 작가의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시즌2 드라마인데요, 노처녀의 실상을 솔직하게 담아내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그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MBC
월화드라마 ‘삼분할 구도’가 깨질까요. KBS 〈공부의 신〉이 이번 주 시청률 20%를 넘어서면서 10%대에 머물고 있는 SBS 〈제중원〉과 MBC 〈파스타〉를 앞지르는 양상입니다. 〈공부의 신〉은  10대 수험생과 40대 학부모들의 ‘지지’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대략적인 분석인데요, 드라마에서 그리고 있는 ‘현실’을 두고 찬반 양론이 전개되고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사실 KBS 〈공부의 신〉이 시청률 면에서 앞서고 있지만 SBS 〈제중원〉과 MBC 〈파스타〉 또한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SBS 〈제중원〉은 백정이 신분의 장벽을 넘어 구한말 근대식 병원인 제중원의 의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당시 수술 장면 등을 구체적·사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받았습니다. 〈하얀거탑〉의 이기원 작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작품인 것 같습니다. 

여배우들의 변신도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SBS가 9시대에 편성한 월화드라마 〈별을 따다줘〉에서 최정원은 그동안의 캐릭터와 달리 ‘망가지는 여주인공’ 역할로 나오는데, ‘바닥까지 떨어진’ 최정원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지가 주목됩니다. 지난 12일 방송에선 돈을 벌기 위해 ‘유흥업소’까지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사는’ 여성이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이 방법 밖에 없는 걸까요.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11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MBC 아침드라마 〈분홍립스틱〉에서 가인 역을 맡고 있는 박은혜 씨의 변신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분홍립스틱〉은 불륜과 배신 등 아침드라마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그동안 ‘천사 역할’만 도맡아왔던 박은혜 씨가 복수의 화신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박은혜 씨의 팜므파탈 연기는 어떤 모습일까요. 궁금하신 분은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2010년은 ‘감성다큐’의 시대인가 … 시사교양의 ‘소프트화’를 주목하라!

   
▲ KBS <감성다큐 미지수> ⓒKBS
올해 시사교양은 인문·감성다큐가 강세를 보일 것 같습니다. 지난주 방영된 〈MBC 스페셜〉 ‘담배, 편의점에서 길을 묻다’(1월1일 방송)와 KBS ‘습관 2부작’(2일과 3일)의 경우 인간 습관에 대한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주에는 KBS 〈감성다큐 미지수〉(16일 방송)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감성다큐 미지수〉는 ‘사람, 사물, 현장을 새롭게 해석해 트렌드 이면에 감춰져 있는 사회변화(욕망과 심리구조, 행동양식, 소비패턴 등)를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기획의도라고 하는데, 첫 방송에선 ‘스마트폰 열풍’과 ‘비빔밥 논란’ ‘여성이 남성보다 과연 운전에 서툰 것인지’ 등을 다뤘습니다. 거시적인 담론보다는 우리네 일상의 미시적인 영역으로 초점을 옮긴 것이 특징입니다. 폐지됐던 〈30분 다큐〉가 다시 살아난 듯한 느낌입니다.

MBC에서도 〈자체발광〉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가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 이런 ‘소프트 풍’의 인문다큐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시사교양의 관심은 모두 달랐습니다. MBC 〈아마존의 눈물〉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가 이번 주에도 이어졌습니다. 〈아마존의 눈물〉은 다큐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시청자들의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KBS 〈추적 60분〉과 MBC 〈후 플러스〉는 각각 20대와 사교육 문제를 다뤄 주목을 받았습니다. 〈추적 60분〉은 지난 주에 이어 ‘2010 한국인 분석보고서’ 2편을 방송했는데 20대의 고민과 다양한 모습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습니다. 성공에 대한 압박과 그에 따른 ‘스펙 쌓기’에 열중하는 모습 이면에 담긴 20대 고민,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분석 등을 병행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불고 있는 ‘프레카리아트 운동’(불안정한 프롤레타리아트)을 소개하면서 ‘연대와 소통을 통한 희망찾기’를 강조한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한국의 20대가 지나치게 온순하다는 걸 알까 하는 ….

   
▲ MBC <후 플러스> ⓒMBC
MBC 〈후 플러스〉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의미있는 변화들을 주목했습니다. 서울 강남 대치동에서 한 달에 200만원씩 사교육비를 써가며 자식교육을 시키는 부모들도 있지만, ‘강남인강’ (강남구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 일 년에 3만원)과 EBS 수능강의 등 사교육비가 적게 들면서 입시공부를 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공교육의 변화 필요성과 함께 학부모와 학생, 교육당국의 의식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21세기형 공업고등학교인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를 다각도로 점검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SBS ‘출세 4부작’ 가운데 2부인 ‘나도 완장을 차고 싶다’ 편도 관심을 모은 작품이었는데, 인간들의 출세와 권력에 대한 욕망을 실제 실험참가자들을 통해 ‘날 것 그대로’ 보여주면서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닭을 ‘잡아먹기까지의’ 생생한 모습(?)이 그대로 방영되면서 동물보호협회로부터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MBC 〈PD수첩〉은 부동산경제의 그늘과 용산참사 등을 조명, 정통다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광주에서 발생한 H수련원 사건이 실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각본에 따른 자작극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다음 주 2부가 방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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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