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5/2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by 곰도리
  2. 2009/05/18 ‘미수다’의 캐서린, ‘일밤’의 홍준표 (8) by 곰도리
  3. 2009/05/06 언론을 부끄럽게 만든 ‘남자이야기’ (22) by 곰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을 지지했고, 성공을 기원했던 한 사람입니다.
때론 '비판자'가 되기도 했고, 가끔은 실망도 크게 했었지만,

이제 부질 없는 짓(?)이 됐습니다.

인터넷과 방송에서 수많은 말들과 언어들이 넘쳐나지만, 
아무런 감동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마 저의 침묵도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실지 모르겠지만,
어디에 계시든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

미안합니다.

그냥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Posted by 곰도리

[TV에세이] KBS와 MBC가 잃은 것

시사IN 제88호 (2009년 5월23일)에 기고한 글입니다.

성격이 다른 두 개의 오락프로그램이 있다. 한 명은 방송에 출연해서 논란이고, 다른 한 명은 TV화면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논란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에 출연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KBS 2TV <미녀들의 수다>(미수다)에 출연 중인 캐서린 베일리(뉴질랜드)가 바로 주인공이다.

홍 원내대표는 방송 출연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정치인이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할 가능성이 크다면 방송사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도 없다. 하지만 쌍방 손실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의 출연을 둘러싸고 온갖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홍 원내대표의 정치적 감각이 녹슨 탓일까. 그의 ‘일밤’ 출연은 그 자신에게도 그리고 MBC에게도 처참한 패배를 안겼다. 시청률 3.1%(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 5월10일 방송)의 저조한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그의 출연에 정치적인 이유는 고려되지 않았다”는 제작진의 입장에 토를 달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PD수첩> 제작진이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앵커 교체 후유증까지 겪은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정치적인 고려’를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홍 원내대표가 개그맨 시험에 응할 뻔했던 경험과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까지의 사연 등을 털어놓은 ‘예능스럽지도 재미있지도 않은’ 방송(5월10일)이 나간 지 3일 후, MBC 기자 3명이 감봉 4개월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신경민 <뉴스데스크> 전 앵커 교체 등에 반발해 제작거부를 벌였다는 게 이유다. 상황을 종합하면 홍 원내대표보다 MBC가 잃은 게 더 많은 셈이다. ‘바보’ MBC다.

캐서린 베일리(뉴질랜드)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하지 않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캐서린은 한겨레 4월 3일자 인터뷰 이후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에는 “(미녀들의 수다) 제작진은 ‘네가 성공하려면 이렇게 말해’라고 요구하고, 원하는 이야기가 아니면 편집에서 뺀다”는 내용이 실렸다. 한겨레에 이 같은 내용을 기고한 한 독자는 제작진의 괘씸죄 의혹을 제기했지만 제작진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반응이다.

사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캐서린의 출연 여부가 아니다. ‘미수다’에 대한 비판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캐서린의 ‘미수다’ 비판이 눈길을 끈 건, 미녀들의 토크가 리얼이 아니라 대본 플레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민감한 건 편집하고, 제작진이 원하는 이야기 위주로 구성하는 게 리얼 토크일까.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제작진의 입김이 반영돼 있다면 ‘미수다’의 토크와 웃음에도 진정성이 없는 게 아닐까.

‘미수다’의 캐서린과 ‘일밤’의 홍준표 출연 논란은 KBS와 MBC 모두에게 손해를 입혔다. 굳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올 이유가 없었던 홍준표 원내대표를 출연시킨 MBC는 정치적으로 그리고 예능적으로 모두 참패를 면치 못했다. 반대로 ‘미수다’는 캐서린의 출연논란을 쿨 하게 대처하지 못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미수다’를 비판한 캐서린을 등장시켜 ‘미수다’ 자체를 토크의 주제로 삼는 아량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 걸까.

예능은 예능다워야 하는데, 요즘 예능은 너무 ‘정치바람’을 타는 것 같다. 바람도 제대로 타면 모르겠는데 어정쩡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MB풍자’가 사라진 요즘 예능에서 유력 여당 정치인의 어설픈 예능기질을 보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다. 정치 역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예능에 무임승차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정치는 정치의 영역에서, 예능은 예능의 영역에서 각자 최선을 다하자.

<사진(위)>=지난 10일 MBC '일밤-퀴즈프린스'에 출연한 홍준표(왼쪽)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모습 ⓒMBC
<사진(아래)> = 한겨레 4월3일자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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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TV에세이] ‘남자이야기’가 말하는 한국 언론의 현실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드라마는 그래선 안 된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뉴스나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못하고’ 있는 일을 드라마가 ‘해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랄까. 아무튼 느낌이 묘하다.

5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10회)가 그랬다. 이날 방송된 <남자이야기>는 언론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철거민과 재개발에 관한 내용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그런데 그 의미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용산참사 100일’을 드라마판으로 조명했다고나 할까. 이날 <남자이야기>는 도시 재개발 이면에 드리워진 철거민의 애환, 공권력의 무능과 비리 등을 종합적으로 그리고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

도시 재개발과 철거민의 애환 그리고 ‘남자이야기’

“아니 형수, 이 동네 무슨 빨갱이들 살아요? 뭐 투쟁이니 승리니, 아 좀 거북하네.” (김신 역/ 박용하)

“그래봤자. 이 동네 투쟁할 만한 젊은 사람들도 없어요. 대부분이 여자들이거나 노인네들, 아이들 그래요. 원래가 서울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갈 데 없이 떠돌다가 여기로 몰려들면서 만들어진 동네래요.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은 돈 벌러 다 떠나고, 노인네들이 애들 데리고 사는 집들이 많아요.” (명선 역/ 방은희)

“보상비 그런 거 안 나오나.” (김신)

“그거야 땅 주인 집주인 얘기지. 세입자들은 해당사안 없어. 집 주인들은 팔라고 하니까 잽싸게 팔고 다 날랐고.” (중호 역 / 김형범)

“사람들 말로는 한밤중에 (용역직원들이) 포클레인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한데요.” (명선)

    


▲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

이 ‘짧은 대화’ 속엔 지금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시 재개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잘 묘사돼 있다. 이날 <남자이야기>를 주목했던 건,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 쉽지 않다는 걸 담담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왜 해법이 어렵겠는가. 바로 비리구조 때문이다. 경찰과 용역직원은 물론 고위공무원과 건설회사간 돈을 매개로 한 ‘비리 구조’ 앞에서 철거민들의 생존권은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 <남자이야기>는 이 부분을 짚었다. 그것도 제대로.

‘남자이야기’의 두 번째 언론비판 … 송지나 작가의 문제의식에 공감

‘갈 곳이 없어 모인 철거민들’을 ‘빨갱이’로 생각하는 김신(박용하)의 말 속에는 우리 사회의 철거민에 대한 인식수준이 어떤 지가 잘 드러나 있다. ‘투쟁=빨갱이’라는 등식은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아직 통용되고 있는 문법이다. 주요 신문과 방송들 역시 이 등식의 재생산에서 자유롭지 않다. ‘비리 구조’에 대한 탐사보도는 뒷전이고 ‘투쟁=빨갱이’라는 등식의 확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게 우리 언론동네 아닌가. 멀리 갈 것도 없다. ‘용산참사’를 언론이 어떻게 다뤘는지를 상기해보자.

    


▲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

그래서일까.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했던 건 언론에 관한 부분이었다. 아마도 ‘언론비평’을 업으로 삼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남자이야기>는 첫 회에서 쓰레기 만두 파동에 대한 언론보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5일 <남자이야기>는 송지나 작가의 두 번째 언론비판인 셈인데, 언론을 겨냥하는 갈 끝이 첫 회에 비해 한결 날이 서 있다.

사실 이날 <남자이야기>의 언론비판은, 비판이라기보다는 현실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더 정확하다. △용역직원들이 철거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 △강제철거를 시도할 때 김신(박용하)이 분신을 시도하는 장면 등을 기자들이 모두 취재해 갔지만, 채도우(김강우)의 지시를 받은 오 이사(김뢰하)가 언론보도를 막음으로써 ‘없던 일’이 돼 버린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제대로 보도를 할까 - 이 부분을 유심히 살폈는데 “그런 일(언론보도 막는 것)은 많이 해봐서 간단합니다”라는 오 이사의 한 마디로 정리가 됐다. 이것이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한국 언론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과연 언론에 대한 이미지가 드라마에서만 이럴까. 결코 그렇지 않다. 명심하자.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이다.

도시 재개발을 둘러싼 ‘비리 구조’에 언론 또한 포함돼 있다는 걸 드라마 <남자이야기>는 보여줬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언론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 KBS 2TV 월화드라마 <남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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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