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방송위원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8 KBS ‘공부의 신’을 위한 변명 by 곰도리
  2. 2008/11/10 KBS 기자·PD들이 KBS노조에 항의한 이유 (7) by 곰도리

* 이 글은 시사IN 124호 실린 글입니다.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연출 유현기, 극본 윤경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선 논란이지만 언론에선 주로 비판이 거세다. 비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공부의 신>이 학벌지상주의와 주입식 교육을 설파하는 퇴행적 내용을 담고 있고, 학원재벌 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으며 일본드라마를 베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 타당할까. 타당하지 않다. <공부의 신>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공부의 신>에 제기되는 모든 비판을 정당화시키는 건 아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드라마’라고 해서 곧바로 ‘퇴행적 드라마’로 연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허나 불행하게도(!) 지금 <공부의 신>에 쏟아지는 거센 비난은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가장 황당한 건, 일본드라마를 베꼈다는 비난이다. 리메이크와 베끼기의 차이를 진정 모르는 걸까. <공부의 신>은 일본만화 ‘꼴찌 도쿄대 가다’가 원작이며, 지난 2005년 일본에서 <드래건 자쿠라>라는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베끼기라는 비난이 성립하려면 <공부의 신> 제작진이 이 같은 사실을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매번 방송이 될 때마다 <공부의 신>은 ‘꼴찌 도쿄대 가다’가 원작이란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건 부당한 비판이다.

학벌지상주의와 주입식 교육을 강조한다는 비난도 있다. 여기에는 변호사 강석호(김수로)와 수학교사 차기봉(변희봉) 등으로 대변되는 입시위주·주입식 교육 설파 내용이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경쟁 지상주의적인 MB 교육정책과 맞물리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단정은 이르다. 일각의 염려는 이해하지만 <공부의 신>을 이런 염려만으로 ‘단죄’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 <공부의 신>은 우리 사회의 ‘꼴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드러내면서 성찰을 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병문고 교사 한수정(배두나)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강석호식 ‘주입식 교육’이 담지 못하는 ‘인간교육’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장치도 심어 놓았다. ‘꼴찌’에 대한 편견이 구조화 돼 있는 사회에서 ‘원칙과 이상’이 아이들을 위한다고 볼 수 있을까. <공부의 신>은 그런 현실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할 여지도 남기고 있다.

특정 학원재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염려도 제기된다. <공부의 신>은 드라마 제작에 대성N스쿨 2억 원 등 6개 업체로부터 모두 11억200만 원의 협찬을 받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 중간에 대성N스쿨의 간접광고가 일부 노출되면서 ‘학원재벌 홍보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타당한 지적이긴 하지만 과한 비판이란 생각이 든다. 협찬사에 대한 드라마 일부 간접광고는 더 이상 낯선 관행이 아니다. 면죄부를 주자는 건 아니지만 윤리적 단죄만으로 비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만약 <공부의 신>이 간접광고를 노골적으로 했다면 이런 비판에 지지를 보내겠지만 <공부의 신>은 통상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찌됐든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공부의 신> 논란과 관련해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부의 신>이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는 지 노사 테이블 위에까지 올라가게 된 셈이다. 노조 본연의 역할에 속하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론 염려도 된다. 그동안 KBS뉴스와 프로그램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할 때 KBS노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공부의 신>에 대한 KBS노조의 ‘공세적 비판’은 이례적이다. 혹 뉴스나 시사교양보다 드라마가 ‘만만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다.

<사진 설명>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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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KBS노조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핫이슈] 기자·PD들이 항의한 이유 곱씹어야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 이날 KBS 기자와 PD 150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집회 이유는 ‘KBS 졸속개편 반대시위.’ 이들의 주장은 “굴욕적인 관제개편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단행된 인사·조직·프로그램 개편을 두고 KBS 구성원들의 내부 반발은 극심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이날 집회도 이런 반발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집회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KBS 기자와 PD들이 노조에 항의한 이유

KBS 기자와 PD 150여명은 지난 6일 오후 12시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굴욕적인 관제개편을 거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PD저널

하나는 지난 9월17일 단행된 ‘보복 인사’ 논란 이후 기자와 PD들이 두 달여 만에 함께 한 자리라는 점. 다른 하나는 KBS 기자와 PD 50여명이 이날 오후 1시경 KBS 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 사무실로 몰려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언급한 두 가지는 사뭇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현재 ‘KBS사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흥미롭다. 우선 기자와 PD가 한 자리에 모였다는 건, 그동안 개편 논란을 빚었던 제작진과 KBS PD협회가 ‘산발적으로’ 벌이던 시위가 조금씩 ‘조직화’ 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준다.

사실 조직화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BS노조가 있는데 기자·PD가 모여서 집회 한번 했다고 무슨 조직화란 말인가. 하지만 그동안 KBS에서 인사·조직·프로그램 개편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을 때 KBS노조는 중심이 아니라 변방에 있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일선 제작진이 개편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일 때 KBS노조는 없었다. 보복인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는 물론이고 개편과 관련해 각 기수별 기자·PD들이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할 때도 노조는 없었다. 사실 지난 6일 집회도 기자와 PD가 ‘연대집회’를 열어 사측의 방침을 성토하기 보다는 노조가 중심이 돼 사측의 개편작업에 문제는 없는지를 공론화하는 자리였어야 했다. 하지만 기자와 PD들이 연일 피켓을 들고 집회를 열며 가을개편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는 ‘침묵’하고 있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이 10일 가을개편에 반대하며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했지만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다.

노조가 바로 서야 KBS가 ‘정상화’ 된다

KBS 기자와 PD들이 6일 오후 KBS 노동조합(위원장 박승규) 사무실을 찾아가 이번 가을개편과 관련해 노조의 공정방송위원회를 조속히 개최 할 것을 요구했다. ⓒPD저널

이 뿐만이 아니다. 시사보도팀장이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에게 불합리한 압력을 행사한 일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데도 노조의 대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KBS뉴스의 공정성에 대해 시청자위원회가 두 번 연속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정작 노조는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 이 정도면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하고 뉴스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대책 마련을 요구할 상황인데 이상하리만치 노조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KBS 기자·PD들이 경영진이 아니라 노조 사무실로 몰려가 강하게 항의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물론 지금 KBS 내부논란은 제작진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일부 간부들만을 중심으로 개편논의를 하고 있는 사측의 태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하지만 사측의 이 같은 일방적 행태를 노조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 역시 크다는 주장이 KBS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노조가 바로 서야 KBS가 ‘정상화’ 된다. 지금 KBS노조에게 하고픈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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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