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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28 KBS ‘공부의 신’을 위한 변명
  2. 2008/08/22 KBS뉴스 보던 아내가 뿔난 이유 (2)

KBS ‘공부의 신’을 위한 변명

시사IN 2010/01/28 10:04 Posted by 곰도리

* 이 글은 시사IN 124호 실린 글입니다.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연출 유현기, 극본 윤경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터넷 공간에선 논란이지만 언론에선 주로 비판이 거세다. 비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공부의 신>이 학벌지상주의와 주입식 교육을 설파하는 퇴행적 내용을 담고 있고, 학원재벌 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으며 일본드라마를 베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 타당할까. 타당하지 않다. <공부의 신>에 염려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공부의 신>에 제기되는 모든 비판을 정당화시키는 건 아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드라마’라고 해서 곧바로 ‘퇴행적 드라마’로 연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허나 불행하게도(!) 지금 <공부의 신>에 쏟아지는 거센 비난은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가장 황당한 건, 일본드라마를 베꼈다는 비난이다. 리메이크와 베끼기의 차이를 진정 모르는 걸까. <공부의 신>은 일본만화 ‘꼴찌 도쿄대 가다’가 원작이며, 지난 2005년 일본에서 <드래건 자쿠라>라는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베끼기라는 비난이 성립하려면 <공부의 신> 제작진이 이 같은 사실을 의도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매번 방송이 될 때마다 <공부의 신>은 ‘꼴찌 도쿄대 가다’가 원작이란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건 부당한 비판이다.

학벌지상주의와 주입식 교육을 강조한다는 비난도 있다. 여기에는 변호사 강석호(김수로)와 수학교사 차기봉(변희봉) 등으로 대변되는 입시위주·주입식 교육 설파 내용이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경쟁 지상주의적인 MB 교육정책과 맞물리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하지만 단정은 이르다. 일각의 염려는 이해하지만 <공부의 신>을 이런 염려만으로 ‘단죄’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 <공부의 신>은 우리 사회의 ‘꼴찌’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드러내면서 성찰을 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병문고 교사 한수정(배두나)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강석호식 ‘주입식 교육’이 담지 못하는 ‘인간교육’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장치도 심어 놓았다. ‘꼴찌’에 대한 편견이 구조화 돼 있는 사회에서 ‘원칙과 이상’이 아이들을 위한다고 볼 수 있을까. <공부의 신>은 그런 현실적 딜레마에 대해 생각할 여지도 남기고 있다.

특정 학원재벌의 홍보수단으로 활용될 염려도 제기된다. <공부의 신>은 드라마 제작에 대성N스쿨 2억 원 등 6개 업체로부터 모두 11억200만 원의 협찬을 받고 있다. 그런데 드라마 중간에 대성N스쿨의 간접광고가 일부 노출되면서 ‘학원재벌 홍보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타당한 지적이긴 하지만 과한 비판이란 생각이 든다. 협찬사에 대한 드라마 일부 간접광고는 더 이상 낯선 관행이 아니다. 면죄부를 주자는 건 아니지만 윤리적 단죄만으로 비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만약 <공부의 신>이 간접광고를 노골적으로 했다면 이런 비판에 지지를 보내겠지만 <공부의 신>은 통상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찌됐든 KBS노동조합(위원장 강동구)은 <공부의 신> 논란과 관련해 공정방송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부의 신>이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는 지 노사 테이블 위에까지 올라가게 된 셈이다. 노조 본연의 역할에 속하기 때문에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론 염려도 된다. 그동안 KBS뉴스와 프로그램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할 때 KBS노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공부의 신>에 대한 KBS노조의 ‘공세적 비판’은 이례적이다. 혹 뉴스나 시사교양보다 드라마가 ‘만만하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닐까. 노파심에서 하는 얘기다.

<사진 설명>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 ⓒKBS

KBS뉴스 보던 아내가 뿔난 이유

수다떨기 2008/08/22 10:20 Posted by 곰도리

[일상나누기] 올림픽 금메달도 좋지만 다양성도 중요하다

1.

아내가 뿔이 났습니다. 그것도 단단히.
아내를 화나게 한 당사자는 KBS <뉴스9>였습니다.

21일이었죠.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임수정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남자 68㎏급 결승에 진출한 손태진 선수 역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기뻐할 일이고, 저 역시 그 소식을 들으면서 기뻤습니다. 제 아내 역시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8월21일 KBS <뉴스9>

그런데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까진 좋았는데, 그 시각 KBS 1TV에서 <뉴스9>를 보고 있던 아내는 ‘잠시’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전 어제(21일) 저녁 약속이 있어서 밤 10시30분이 좀 넘어서 들어왔는데, 저를 보자마자 아내가 ‘미디어비평’을 시작하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KBS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뉴스 중간에 태권도 결승전 중계를 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그 시각 MBC와 SBS는 물론이고 KBS 2TV까지 결승전 중계를 하고 있었거든. 아니 KBS가 채널이 없어서, 그래서 뉴스 중간이라도 중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 시각 KBS 2TV에서 (중계를) 하고 있었자나. MBC SBS와의 경쟁을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닌가. 그렇게까지 했으면 1TV <뉴스9>에서는 그냥 뉴스만 하면 안되나. 금메달을 획득했으면 아나운서가 멘트를 통해 알려줘도 되는 거고, 자막을 넣어도 되는 거 아냐.”

3.

아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충분히 아시겠죠. 아마 비슷한 생각하고 있는 분들, 많을 겁니다. 한국 선수들 올림픽 금메달 획득한 거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똑같은 시각 지상파 4개 채널이 모두 한 경기를 중계하는 건 - 그건 정말 전파 낭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뭐 대략 이런 거죠.

사실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방송사들의 메인뉴스 편성은 저녁 8시나 밤 9시에 고정적으로 편성이 되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편성시간이 바뀌는, 이른바 ‘고무줄 편성’이 주를 이뤘습니다. 제 아내는 그래도 저녁 메인뉴스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사람인데요, 아마 올림픽 기간 동안 그게 좀 답답했나 봅니다. 뉴스를 좀 보려고 TV를 켜면, 여기도 올림픽 저기도 올림픽 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KBS의 경우 MBC <뉴스데스크>나 SBS <8뉴스>와는 달리 올림픽 기간이라도 밤 9시에 메인뉴스를 방송해 왔습니다. 뉴스를 챙겨보는 제 아내 입장에선 평소 시간에 하루 뉴스를 ‘정리’해 주는 <뉴스9>를 그동안 자주 시청해 왔었는데, 1TV <뉴스9>마저 중간에 뉴스를 끊고 ‘중계방송’을 해대니 ‘정말 해도 너무 한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던 것이죠.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8월21일 KBS <뉴스9>

아내가 뿔나 있는 상황에서 저 또한 나름대로 분석을 했는데요, 뭐 대략 이렇습니다.

“태권도 금메달 결승전 열리는 시간에 어차피 뉴스 보내봐야 시청률 떨어질 테고, 그 시각에 차라리 현장 연결해서 중계방송 내보내기로 한 거 아닐까. 그 시각 최대관심사는 금메달 획득 여부일 테니까.”

하지만 아내는 제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KBS 2TV에서 중계를 하고 있었자나. 만약 그런 판단을 가지고 1TV <뉴스9>에서도 중계방송을 내보냈다면, 그건 KBS의 경쟁력이 아니라 KBS 1TV의 경쟁력만 생각한 거야. 그 시간대 뉴스 시청률 떨어지는 것만 생각했단 얘기자나. 그런데 정말 그 시간대에 지상파 4개 채널이 전해야 할 소식이 태권도 금메달 획득 여부 밖에 없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런 아내의 ‘지적과 비판’ - 제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

그래요. 올림픽 금메달 중요하죠. 한국 선수들에게 박수 보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대에 지상파 4개 채널이 그 경기만 중계를 하고 있는 ‘상황’ - 비정상적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방송뉴스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거의 언급이 되지 않아서 아쉬워하고 있던 아내 입장에선, KBS 1TV <뉴스9>에서도 올림픽에 ‘올인’하니까 뿔이 난 모양입니다. 저도 피곤한데, 그런 아내 달래느라 새벽까지 좀 힘들었습니다.

KBS 관계자분들, 이런 얘기에 귀를 좀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