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조선일보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국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게 사퇴의 변이다.

△아파트 매입대금 △15억 채권자와의 친분 관계 △위장전입 △고급승용차 리스 △아들 병역특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퇴하는 걸로 끝날까. 두고 볼 일이다.

각설하고. 천성관 사퇴 파문을 보면서 조선일보를 다시 한번 주목하게 됐다. 조선일보는 천성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국회 청문회를 계기로  ‘천성관 비판’으로 돌아섰다. 이유가 뭘까.

조선일보의 ‘천성관 비판’과 사퇴

   
▲ 조선일보 7월14일자 3면.
여기엔 단서가 있다. 이 단서는 조선일보가 왜 ‘조선일보’인지를 보여준다. 동아와 중앙일보가 아직 ‘조선일보’가 될 수 없는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서는 7월 14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다. 조선은 이 기사에서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우려를 주목했다. 조선일보 보도 내용이다.

“‘(대통령이 재산 헌납한) 331억 원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검찰총장 후보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히 천 후보자가 이미 며칠 전부터 제기돼왔던 의혹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의혹을 더욱 부풀렸다.”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청문회 진행 도중에 이미 여권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청문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반발기류를 조선일보가 감지한 것이다. 조선의 ‘동물적 감각’은 이날 30면에서도 빛을 발했다. 신효섭 정치부 차장의 칼럼인데 마지막 부분을 소개한다.

“현 정부는 출범 초 장관 후보자 3명과 청와대 수석 내정자 1명이 각종 재산상 의혹을 받고 낙마한 경험이 있다 …  더 걱정되는 건 곧 총리를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검증이라면 또 다른 ‘파동’이 오지 않을까 아슬아슬하다. 국민을 이렇게 조마조마하고 불편하게 만들어서야 그게 제대로 된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서민 중도 이미지에 직격탄을 날린 천성관 … 조선의 ‘천성관 죽이기’

   
▲ 조선일보 7월14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서민 중도내각을 표방, 지지도 상승을 이끌고 있는 MB정부가 ‘천성관 파문’으로 다시 혼돈 속에 빠지는 걸 우려했는지 모른다. “곧 총리를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정돼 있는”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재산형성의 불투명성과 투기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천성관 후보자는 걷어내야 할 걸림돌이다.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정권 차원의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조선의 ‘천성관 비판’은 이런 기류를 읽어낸 결과물로 보인다. 동아와 중앙일보가 국회 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천성관 구하기’ 첨병노릇을 하고 있을 때 조선은 과감히 기사와 칼럼, 사설을 통해 ‘천성관 죽이기’에 나섰다. 역시 조선일보다. 조선의 ‘입장변화’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앞으로의 관심은 그동안 ‘천성관 구하기’ 첨병 역할을 했던 동아와 중앙일보가 어떤 보도태도를 보일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KBS와 SBS의 보도태도에도 변화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천성관 구하기’에 적극적 혹은 암묵적으로 동참한 이들 언론이 태도를 바꿀까. 15일자 신문부터 살펴보면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다.

[핫이슈] KBS SBS의 소극적 보도도 논란

눈물겹다. 동아 중앙일보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구하기’ 노력이. 그동안 천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 모르쇠로 일관하던 조선일보. 하지만 1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본 이후 ‘좀 심하다’ 싶었는지 오늘자(14일)엔 천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비중 있게 다뤘다.

〈갈수록 비틀거리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해명〉. 조선일보의 오늘자(14일) 사설 제목이다. 조선은 사설에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관해 해명한 내용은 아무리 봐도 명쾌하지가 않다”면서 “자기들 조직의 수장(首長) 후보자가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쩔쩔매는 것을 보면서 (검사들은) 자존심이 상했을 수밖에 없다”며 천 후보자를 비판했다.

   
▲ 조선일보 7월14일자 3면.
천성관 후보 의혹엔 ‘관심없는’ 동아와 중앙

조선의 ‘변신’과는 달리 동아 중앙일보는 계속 ‘마이웨이’다. 천성관 후보자 청문회 기사를 8면에 배치한 동아일보는 〈“위장전입, 자녀교육 위한 것” 〉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청문회에서 어설픈 해명과 대답 회피로 일관, 조선일보까지 천성관 후보에 대한 ‘비판대열’에 합류했지만 동아는 철저한 여야 공방위주의 보도를 고집했다.

   
▲ 동아일보 7월 14일자 8면.
중앙일보는 어떨까. 동아일보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태도는 비슷하다. 중앙은 〈천성관 “아파트 매입 신중치 못했다”>는 제목으로 6면에 관련기사를 배치했다. 하지만 중앙 역시 의혹제기보다는 여야공방에 초점을 맞췄다. “천 후보자는 이후 야당 의원들의 거센 추궁에 직면해야 했다”는 부분은, 중앙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이 심상치 않은 기류를 읽고 태도를 바꾼 반면 동아․중앙은 ‘천성관 구하기’에 몸을 던진 셈이다. 누구의 판단이 맞을까. 두고 볼 일이다.

KBS와 SBS의 일관된 소극보도 … ‘천성관 구하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KBS와 SBS 또한 ‘천성관 살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고가 아파트 매입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28일부터. 하지만 KBS와 SBS의 메인뉴스는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KBS가 지난 12일 〈뉴스9〉에서 ‘꼬리 무는 의혹’을 비롯해 민주당의 입장을 간략히 보도했지만 정작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13일 〈뉴스9〉에선 한 꼭지로 리포트를 처리했다.

△아파트 매입대금 △15억 채권자와의 친분 관계 △위장전입 △고급승용차 리스 △아들 병역특례 의혹 등 제기된 의혹만 해도 여러 가지였지만, KBS는 여야의 공방을 중계방송 하듯 보도했다. 언론학 교과서에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언론보도를 통상 ‘수박 겉핥기 보도’라고 말한다.

SBS는 어떨까. KBS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을 두긴 했지만 별 차이가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고, 파헤치려는 보도도 없었다. 더구나 13일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의 리포트로 처리했다. 이 모든 상황은 SBS ‘천성관 의혹 보도’가 소극적이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 SBS 역시 여야공방과 중계보도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다.

언론이 공직자 검증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때 의혹이 어떻게 묻히는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에 대한 이들 언론의 보도태도가 주는 ‘교훈 아닌 교훈’이다.

[오늘의 핫이슈] 유난히 개인 ‘사생활’에 관심 많은 문화일보 
 
사실 검찰의 〈PD수첩〉 수사결과 발표에서 새로운 내용은 없다. 〈PD수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고, 검찰 수사결과 또한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검찰 수사가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이 계속 제기됐지만, 수사결과에서 보듯 검찰은 이 주장을 완전히 무시했다.

어차피 최종 결론은 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첨예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이고, 이 과정 자체가 한국 언론사에 유의미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찰 수사결과를 마치 확정판결이 난 것처럼 보도한 일부 언론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수사결과에 대한 찬반논란이 분명히 있음에도 검찰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언론이 과연 제대로 된 언론일까. 명심하자. 언론의 역할은 감시와 견제라는 사실을.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문화일보의 ‘몰이해’ 

    


▲ 문화일보 6월18일자 1면.

18일자 문화일보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PD수첩 작가, 現정권에 적개심”〉이란 제목을 1면에 ‘떡 하니’ 뽑아 놓은 그 ‘정신세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건, 사건과 관계없는 사적인 이메일을 검찰이 공적인 자리에서 공개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대체 이건 뭥미? 문화일보는 신정아 누드 사진 게재로 충격을 주더니 이젠 사적인 이메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 1면에 올리면서 또 한번 충격을 준다. 누드사진과 이메일. 이 둘은 가능한 사적인 공간에서 외부로 유출되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언론에 의해 여과 없이 공개가 됐다. 검찰도 검찰이지만 문화일보도 참 …. 사람의 사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공적인 사안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싶다.

개인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몰이해’는 문화일보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오늘자(198)동아와 조선일보는 마치 교감이라도 한 듯 일제히 <PD수첩> 작가 이메일의 구체적 내용을 기사와 사설 제목으로 뽑았다.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한 것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까지는 아니지만 논란 정도로는 다루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한 나를 스스로 책망했다. 논란 정도로도  다루지 않는 이들 신문을 보면서 정말이지 할 말을 잃었다. 조중동이 아니라 ‘조동문’이라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 동아일보 6월19일자 사설.

잠깐 이들 신문의 ‘몰상식한’ 행태를 감상해보자.

<“PD수첩 작가, 現정권에 적개심”> (문화일보 6월18일 1면)
<광우병 PD수첩, 정권의 생명줄 끊으려 했다니> (동아일보 6월19일 사설)
<100일된 정권 생명줄 끊어놓고 … 이명박에 대한 적개심 하늘 찔러> (조선일보 6월19일 1면)
<PD수첩 작가 “MB에 대한 적개심으로 광적으로 했다”> (조선일보 6월19일 사설)

‘정치적 반대자’의 사생활은 침해해도 괜찮다? 부메랑 될 것

왜 이들이 몰상식한가. 적어도 다른 언론은 ‘조동문’처럼 이메일 내용을 적나라하게 공개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를 통해 이메일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는 따위의 짓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작가의 이메일을 공개한 것에 대한 <PD수첩> 제작진의 반론을 최소한이나마 반영은 했다. 하지만 ‘조동문’의 경우 그런 ‘노력’ 자체를 하지 않았다. 몰상식이다.

    


▲ 조선일보 6월19일자 1면.

“다른 논란은 그만두더라도 공권력이 수사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개인의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이렇게 쉽게 침해해도 되느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할”(18일 MBC 〈뉴스데스크〉) 거라는 정도의 비판은 <PD수첩>에 대한 찬반입장을 떠나 언론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이다. 명심하자. ‘정치적 반대자’의 사생활과 사상의 자유를 무참히 밟아버려도 좋다는 식의 언론보도는 언젠가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간다는 사실을. 그런 점에서 지금 ‘조동문’은 자기무덤을 파고 있는 셈이다.

개인적인 얘기를 잠깐 하면, 검찰의 〈PD수첩〉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 가장 먼저 결정한 일이 국내 포털사의 메일을 이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작가의 이메일 7년치를 뒤진 검찰인데 누군들 대상을 가리겠는가. 내 사생활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까발려지는’ 일은 모욕적이고 괴로운 일이다. 그런데 ‘모욕적이고 괴로운’ 일이 2009년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몰상식한’ 언론의 확대재생산 속에서. 

‘특수관계’인 동아 중앙에만 없는 이재용 전무 사진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수천억원대 재산분할 이혼 소송을 당했다. 이혼 문제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긴 한데 삼성이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이라는 점, 이재용 전무에 대한 세간의 관심 그리고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재산분할 소송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관심이 뜨겁긴 한데, 온도차는 좀 다르다. 기사의 방점도 다르다. 13일자 아침신문에 나타난 언론의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 이혼소송 보도 ‘감상법’은 언론과 재벌의 혼맥관계가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중앙일보 2월13일자 12면

이재용 전무의 사진이 없는 동아 중앙일보

오늘자(13일) 아침신문들 가운데 이재용 전무 사진이 없는 곳은 동아 중앙일보다. 중앙일보가 삼성과 ‘특수관계’라는 건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고 김병관 전 회장의 차남이자 김재호 사장의 동생인 김재열씨가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씨와 결혼했다. 역시 삼성과 ‘특수관계’다. 동아 중앙일보에 왜 이재용 전무 사진이 없는지 짐작이 간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세계일보 등은 ‘나름’ 이 문제를 주요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사건 기사’식의 접근방식을 보이고 있다. 이 전무의 부인인 임세령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임씨가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라는 점,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소송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대중적인 관심을 반영한 기사로 분류가 가능하다.

   

 
▲ 조선일보 2월13일자 9면.

삼성과 ‘대립적 관계’를 보였던 한겨레는 이 사안을 사회면(1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비중은 실었으나 사안을 이혼소송과 재산분할 문제로 국한시켰다. 조선일보는 9면 하단에 이 기사를 ‘짧게’ 배치했다. 대다수 신문이 이재용 전무 사진을 게재했지만 조선은 임세령씨 사진도 함께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삼성 후계구도에 영향 미칠 수도”
한국 “삼성, 실적 악화 이어 내우 겹쳐”

    


▲ 서울신문 2월13일자 6면.

서울신문과 한국일보 등은 이 사안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서울은 1면과 관련기사 6면에, 한국일보는 13면과 21면에 다뤘다. 이 두 신문이 관심을 모으는 건 이혼소송과 함께 삼성을 중심축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6면 <삼성-대상 ‘화려한 결합’ 11년만에 끝내 파탄 왜?>에서 “임씨가 청구한 5000억원대 재산분할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면서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 전무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이 자칫 경영권 승계 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일보는 <실적 악화 이어 삼성 ‘곤혹’>에서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예상치 못했던 내우까지 겹치면서 곤혹스런 표정”이라면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번 파문이 최근 대규모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나선 삼성에게 자칫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데에 있다”고 전했다.

사실 삼성 이재용 전무 이혼소송은 사생활 영역이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사회 재벌간 그리고 언론사주간 혼맥도가 뒤엉켜 있는 복잡한 문제이기도 하다. 단순히 ‘개인’과 ‘개인’간의 이혼소송으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언론의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 이혼보도 ‘감상법’을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취중진담] 민주노총 성폭력 파문에 대한 단상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보진영과 시민단체의 반응은 대략 이런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그렇지 않은 진보진영과 시민단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노총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시민단체 성명서 하나 찾기가 쉽지 않다. 이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 ‘그들’이 언급한 대로 이명박 정권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악재가 터졌으니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같은 상황인식은 ‘그들’의 진보성이 얼마나 가벼운지, ‘그들’이 정서적으로 얼마나 ‘보수 꼴통’들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

자기성찰 기회 뺏기고 보수로부터 공격받는 ‘진보’

동아일보 육정수 논설위원이 9일자 칼럼(<횡설수설 - 민노총 성폭력 파문>)에서 지적했듯이 “이번 파문의 초점은 민주노총의 도덕성 상실에 있다.” 이게 핵심이다.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지금까지 계속 발생해 왔다. 성폭력과 성희롱은 한국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졌던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적어도 진보라면 더구나 진보적 사회단체라면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한 해결방식은 ‘남달라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해결방식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진보가 왜 진보인가. 보수와 달라야 하는 게 진보다. 하지만 진보진영 역시 성희롱․성폭행 사건을 해결하고 재발을 막으려는 노력보다 진상을 덮는데만 급급했다. 변상욱 CBS 대기자의 지적처럼 “오죽하면 ‘운동사회 내 가부장성과 권위주의 철폐를 위한 여성활동가 모임’까지 결성되었겠는가.” 변 기자의 다음과 같은 지적은 이번 파문과 관련해 진보진영이 곱씹어야 할 부분이다.

“터지는 사건들도 문제고 대응하는 자세도 늘 문제다. 환경운동 지도자 강제 성추행 사건 때도 ‘왜 여학생이 서울서 부산까지 따라 갔느냐, 성추행 유발이 문제다, 개인의 일탈 문제다, 운동권 문제가 아니다’라고 둘러대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듯이 늘 개인적 사과와 가해자 개인의 사퇴로 마무리 짓고 끝내려한 처리 방식과 문화가 결국 오늘의 민주노총 사건을 만들게 된 것이다.”

사건 발생 이후 대국민사과까지 2개월이나 걸렸다. 이것 자체도 문제지만, 2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뒤에 민주노총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입장’이 … 참 가관이다. 이걸 보고 있자니 그들이 비판하는 이명박 정권이나 민주노총이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그 어떤 입장이나 사실 확인도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사건 관련 내용과 피해자 관련 정보 및 내용이 무분별하게 보도되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기사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 모든 법적대응을 하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이명박 정권의 차이가 무엇일까

피해자의 ‘항변’을 외면해오다 그 피해자를 대신해 인권단체가 나서고, 그렇게 여론화가 돼서야 마지못해(?) 기자회견을 열었던 민주노총. 그런데 법적대응 운운하더니 정파간 갈등으로 상황을 돌리려다 온갖 치부만 다 드러낸다. 용산 철거민 참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뻘짓’을 계속하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시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명박산성’ 쌓아놓고 ‘마이웨이’를 부르짖는 MB정권과 민주노총의 ‘뻘짓’이 대체 뭐가 다른 걸까.

민주노총이 이렇게 헤매고 있으면 다른 시민단체라도 나서야 하는데 좀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을 비롯해 MB의 ‘마사지 걸’ 발언 그리고 교단에서 각종 성추문 등이 터져나왔을 때 했던 그 강도 높은 비판은 다 어디로 갔나. 그렇게 같이 헤매고 있다 보니 정작 보수신문으로부터 세게(!) 한방 맞는 거 아닌가. 내 보기에 맞아도 별로 할 말 없는 것 같다.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 민주노총이 사실을 알고 집행위원회에 보고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리는 등 석연찮은 점이 많지만 대다수 시민단체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즉각 집중 성토와 행동에 나섰던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 성추행사건 때와는 판이한 태도다 … 그 많은 시민단체가 이런 중대 사안에 성명서조차 내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더구나 일부 단체는 이 사건을 은폐하려고 피해자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표적인 진보단체의 핵심부라는 점, 집에까지 쫓아가 벌인 추악한 의도, 부적절한 사건처리 과정으로 볼 때 여타 성추행사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세계일보 2월9일자 사설 <민노총 ‘성폭력’에 침묵하는 시민단체>)

“이번 사건은 작년 12월 6일 발생한 이후 대국민사과까지 2개월이나 걸렸다. 민노총 측이 범인은닉 혐의를 혼자 뒤집어쓰도록 피해자를 어르고 달랬다니 어이가 없다 … 전교조는 또 왜 침묵을 지켰을까. 민노총, 전교조 모두가 스스로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그들의 도덕성에 입은 상처는 영원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동아일보 2월9일자 30면 ‘횡설수설-민주노총 성폭력 파문>)

‘한심한’ 민주노총이고 ‘답답한’ 시민단체다.

<사진 (위) 경향신문 2월9일자 1면 / (중간) 동아일보 같은 날짜 30면 /  (아래) 세계일보 같은 날짜 사설>

[핫이슈] 역대 ‘비리교사’ 징계도 다시해라 
 
지난 11일자 〈문화일보〉는 사설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학력평가는 교육의 핵심 과정이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곧 교육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교육을 거부하는 교사는 교단에 서게 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일관되게 지적해온 우리는 전교조 소속인 학력평가 거부 교사 7명에 대한 교단 추방 결정을 당연한 조치라고 믿는다. 관련 사립학교와 타 지역 교육청의 조치 또한 다르지 않기 바란다.”

지난 10월 실시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때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허락한 전교조 교사 7명에 대해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내린 서울시교육청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 문화일보 12월11일자 사설

문화일보 사설,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맞지 않아

〈문화일보〉의 눈부신 활약상(?)은 이미 신정아 관련 보도에서 확인된 바 있다. 그래서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전교조 사설은 사실 왜곡에 따른 논리 비약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학력평가 거부. ‘학력평가를 거부한 것은 교육 자체를 거부한 것’이라는 게 <문화일보>의 논리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 아니다. <문화일보> 사설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래가지고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논술교재로 신문 사설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걱정이다.

교사가 학력평가를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과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에 파면·해임된 전교조 교사 7명은 일방적으로 학력평가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에 맡겼다. 이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시지부장이 언급한 것처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 어떻게 명령불복종인지 납득이 안 가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징계 사유가 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기도 한데, 우리의 화끈한(!) 문화일보. “학력평가를 거부한 것은 교육 자체를 거부한 것”이고 때문에 “전교조 교사에 대한 파면·해임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의 노골적인 주장은 조중동도 감히(?) 하지 못하는 것인데 문화일보는 한다. 이래서 화끈하다(!)는 평가를 받나 보다.

일제고사 ‘거부’에 찬성한 학부모와 학생도 처벌할 것인가

    


▲ 12월11일 MBC <뉴스데스크>

이번 전교조 교사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는 대략 서울시교육청의 조치가 형평성에 맞는가 여부로 모아진다. 조치가 맞다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언론도 있고, 과하다는 쪽에 비중을 두는 언론도 있다. 물론 문화일보처럼 ‘화끈하게’ 주장을 펼치는 신문도 있긴 하지만 좀 예외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한국 언론, 형식적으로라도 최소한의 품격은 지키는 셈이다. 문화일보와 일부 언론만 빼고.

우선 중징계와 관련한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을 살펴보자. 다음과 같다.

“국가시험을 고의적,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무력화하는 행동은 사실상 성적을 조작하는 결과로 규정해서 중징계를 피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논리전개가 딱 문화일보 수준인 것 같다. 11일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한 학부모의 인터뷰를 내보냈는데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 지 그리고 사실과 동떨어져 있는 지가 드러난다. 다음과 같다.

“아이들과 얘기한 후에 내린 결정인데 학교측에서 너무 선생님들이 강요를 해서 저희가 어쩔 수없이 쫓아갔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니깐 저희도 좀 어이가 없어서 …” (이윤아/초등 6학년생 학부모)

    


▲ 12월11일 MBC <뉴스데스크>

그럼 이 학부모는 “국가시험을 고의적,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무력화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가담자인 셈인데,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부모를 당국에 고발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아이들과 얘기도 했다고 하니 국가시험 거부에 가담한 학생도 징계를 내려야겠다. 참 바쁘겠다. 서울시교육청. 어쨌든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부여해서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을 고의적·조직적 방해 및 무력화로 연결시키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의 엄청난 머리회전과 논리비약에는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교사들에 대한 파면·해임이 온당한 조치인가

이번 징계 조치가 얼마나 형평성에서 어긋나 있는지는 언론보도만 종합해도 대략 알 수 있다. 11일 MBC <뉴스데스크>. 그동안 서울시 교육청이 비리 교사를 징계한 수준을 보도했다. 다음과 같다.

“학부모들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고3 교사들에겐 경징계. 급식업체에서 돈을 받은 교장은 정직 1개월.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교사에게도 정직 3개월만 내렸습니다. 특히 파면과 해임은 1000만 원 이상의 금품수수 정도에만 내려져 최근 3년 동안 9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전교조 교사의 경우 “학부모들 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교사, 급식업체에서 돈을 받은 교장,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교사”보다 죄가 더 무겁다는 얘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그렇다는 얘긴데 이걸 상식적으로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구의 죄가 더 무거운지 한번 여론조사 해볼까.

    

 
▲ 한겨레 12월 12일자 사설

12일자 <한겨레> 사설도 좋은 참고자료다. 일부 인용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퇴출 대상 부적격 교원의 조건으로 시험문제 유출 및 성적 조작, 성범죄, 금품수수, 상습적인 폭력 등을 꼽았다. 어디에 해당되는 걸까. 형평성만 놓고 보면 서울시교육청은 거의 무법자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가청렴위원회의 시·도교육청 청렴도 평가에서 내리 2년 꼴찌였다. 그만큼 교직원이나 재단의 비리에 관대했다. 특히 상습 성추행이나 금품수수마저 경징계를 했다.”

동아일보의 한심한 사설

백번을 양보해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교사들의 행동이 문제였다고 해도 그것이 파면·해고와 같은 중징계를 내릴 만한 사유는 되지 못한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의 ‘전력’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펴는 서울시교육청의 입장을 대다수 언론이 객관성이라는 프레임을 바탕으로 신문 지면과 방송 전파를 통해 여과 없이 전하고 있다. 물론 첫 보도에서 서울시교육청과 전교조의 입장을 동일하게 반영할 수는 있다. 하지만 후속보도에선 서울시교육청의 논리적 비약은 물론 그동안 내린 징계와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점은 언급해주는 것이 맞다. 그게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아닌가.

그런데 이 기본원칙을 지키고 있는 언론이 많지 않다. 후속보도가 없는 언론도 눈에 띈다. 일부 보수신문은 이번에 징계를 받은 교사의 자식이 학력평가 시험을 봤다는 점을 거론하며 “남의 자식에겐 심리적 압박감 운운하며 차별의식을 부추겨 시험 거부를 유도하고 내 자식에겐 시험을 보게 했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의 눈엔 “다른 학생들은 보는데 자신만 시험을 안 볼 수는 없다”는 자식의 의견을 존중한 해당 교사의 의견은 들리지 않나 보다.

    


▲ 동아일보 12월12일자 사설

그리고 “아이들과 얘기한 후에 내린 결정인데 학교측에서 너무 선생님들이 강요를 해서 저희가 어쩔 수없이 쫓아갔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니깐 저희도 좀 어이가 없어서 …”라는 학부모의 의견도 도대체가 보이지 않나 보다.

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뉴라이트 바람’을 타고 ‘전교조 죽이기’에 동참하겠다는 건가. 전교조 보도를 보면서 의문과 우려를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인촌 욕설 파문, 침묵하는 SBS

Media/핫이슈 2008/10/26 02:19 Posted by 곰도리

[핫이슈] 서울 세계 중앙일보의 ‘외눈박이’ 보도도 논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욕설을 했다. 지난 24일이다. 사적인 자리에서 기분이 나빠서 그랬나. 만약 그런 자리였다면 ‘인간적으로’ 이해할 법도 하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사적인 자리가 아니다. 공적인 자리 그것도 국정감사장이다. 수십 명의 취재진과 국회의원들이 보는 매우 공식적인 자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욕설을 했다.

대상은 누구일까. 취재진이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유 장관은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의 모습을 찍는 사진기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찍지 마, 에이 씨,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졸개’ 표현도 문제지만 …

한국일보 10월25일자 2면

유 장관이 이토록 격한 반응을 보인 이유가 뭘까. 맥락을 살펴보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다음과 같은 발언이 단초를 제공한 것 같다.

“장관, 차관,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이 발언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격한 반발을 샀고, 결국 정회 소동까지 빚어졌다. 여기서 이종걸 의원의 발언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생략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기본예의’ 문제지만, ‘휘하·졸개’라는 표현은 상당히 인격모독적이다. 비판할 부분이 있으면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비판하면 될 일이다. 표현 거칠게 사용하는 것과 논리적 비판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 유 장관의 행태가 용인되는 건 아니다. 물론 유 장관의 욕설파문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거친 표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지만, ‘거친 표현’을 사용하는 것과 특정 대상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욕설을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죄질’로 따지면 후자가 더 무겁다는 말이다. 특히 그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종걸 의원의 ‘졸개’ 표현은 언급하면서 유 장관 ‘욕설’은 왜 침묵할까

 그런 점에서 SBS의 보도태도는 심히 유감이다. SBS는 유인촌 장관의 욕설파문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줄곧 메인뉴스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침묵도 그냥 침묵이 아니다. ‘비틀어진’ 침묵이다.

SBS는 지난 24일 <8뉴스> ‘막판까지 파행’이라는 리포트에서 관련 내용을 전했는데 유 장관 욕설 파문만 쏙 빼버렸다. KBS MBC의 경우 24일과 25일 연이어 유인촌 장관의 욕설파문을 주요하게 보도했지만 SBS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단 SBS의 보도내용을 한번 보자. 다음과 같다.

“대통령까지 거명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발언은 급기야 정면 충돌을 몰고 왔습니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 : 4천만 국민 사기극으로 정권 잡은 이명박 지금 언론에 나와 웃을 자격이 없습니다. 지금 그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 (이명박, 이명박이는 좀 그러니까) 놔두세요. 왜 그러세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음은 물론 대통령을 폄하하는 이런 발언을 하고 졸개라는 표현 말고도 휘하, 사기극 이런 표현을 쓰시면서.

여당의 사과 요구에 이 의원이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국정감사는 중단됐습니다.”

욕설파문보다 더 심각한 SBS 중앙일보 등의 침묵

이 같은 ‘외눈박이 보도’는 SBS만 해당되진 않는다. 지난 25일자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도 유 장관의 욕설 파문만 생략한 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동아 조선이 그나마 양비론으로 언급한 것이 오히려 주목을 끌 정도다.

중앙일보 10월25일자 8면

물론 “국가원수와 피감기관의 인격을 존중해 달라”는 유 장관의 항변은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아니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욕설파문의 당사자인 유 장관이 할 얘기는 아니다. “인격을 존중해 달라”고 주장하는 장관이 취재기자들을 향해 욕설을 하고 삿대질을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를 보이는 건 유 장관 혼자가 아니다. 보도를 하지 않을 거면 아예 사안 자체를 언급하지 말던가. 하지만 SBS 중앙일보 등은 민주당 이종걸 의원의 대통령 관련 발언과 졸개 발언만을 언급하며 국감 파행 뉴스를 전했다. 장관의 욕설은 문제가 되지 않고, 대통령 호칭을 생략하고 ‘졸개’라고 언급한 이 의원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는 것일까.

“감정이 격해져서 격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유 장관이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런 유감 표명만으로 사태가 진정이 될지는 의문이다. 오! 물론 욕설 파문과 관련, 계속 침묵으로 일관하는 언론이 있다면 가능한 일일 지도 모르겠다.

<방송화면 캡쳐 = MBC <뉴스데스크> 10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