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사IN> 100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구본홍 YTN 사장의 사퇴는 언론계에 몇 가지 고민을 던졌다. 향후 전개될 정권과 언론과의 싸움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홍 카드’ 실패를 경험한 MB정권은 어떤 방식의 변화를 꾀할까.

단정은 이르지만 민영화 가능성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YTN 민영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화 될 경우 YTN노조를 무력화 시킬 수 있고, 보도PP채널에 관심 있는 후보군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인 건 분명하다. 1년 동안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을 벌여온 YTN노조 입장에선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MBC 민영화도 있다. 방송공사법 제정과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MBC 민영화의 틀을 규정짓게 된다. 친여성향의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방만경영’을 문제 삼아 민영화 논의에 불을 지피면 MBC로선 이 문제를 피해 가기 어렵다. 더구나 민영미디어렙은 서울과 지역MBC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아킬레스건이다. ‘선택의 지점’에서 MBC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민영화가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국영화’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방송공사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KBS의 ‘국영방송화’는 시간문제다. MBC·YTN의 민영화와 KBS의 ‘국영방송화’가 전제된 상태에서 종합편성 채널과 보도PP가 들어선다고 가정해 보자. 그야말로 방송판 자체가 ‘조중동 방송’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법 날치기 논란과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준다면? 여권의 방송계 재편을 막는 건 더욱 힘들어진다.

‘여권발 방송계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지만, 민주당과 방송사들의 풍경은 지리멸렬하다. 민주당이 100일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전면전 양상은 아니다. 솔직히 민주당의 장외투쟁이라기보다는 일부 의원들의 결사항전으로 보는 게 정확할 듯싶다. 9월 정기국회 복귀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방송사 내부풍경은 더 가관이다. ‘조중동 방송’ 출현을 경계하기 전에 방송의 ‘조중동스러운’ 행태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여당을 견제․비판하면서도 자사 이익 확보를 위한 ‘주판알 튕기기’가 복잡하게 진행되는 방송사 내부 상황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 총파업 동력이 예전 같지 않고 ‘보도투쟁’ 지침이 하부단위에서 무력화되고 있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방송사들의 보도행태다. ‘조중동 방송’과 방송의 ‘조중동스러운’ 보도행태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방문진 구성에 따른 방송장악 논란은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고, 미디어법 날치기 논란 역시 철저히 정치공방 수준에 머물렀다. 

쌍용자동차 보도는 가장 압권이다. 진압과정에서 쓰러진 노조원을 경찰이 곤봉과 발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경찰 진압방식을 비판하는 리포트는 거의 없었다.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는 보도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찰 강경․폭력진압’이라는 단어가 방송뉴스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시민단체 일각에서 ‘왜 우리들이 이런 지상파 기득권자들을 위해 싸워야 하는 것인가’라는 회의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 언론노조와 시민단체는 ‘조중동 방송’을 만들려는 정부․여당과 ‘조중동화 되려는’ 방송사들, 이 두 개의 골리앗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조중동 방송’ 출현 저지를 논하기 전에 왜 ‘우리들’이 기존 방송사를 지켜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설명>:  ‘언론악법 원천무효와 언론장악 저지를 위한 100일 행동’이 지난 7일 오전 10시 30분 방통위 사옥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일방적 방문진 이사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PD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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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이 글은 <시사IN> 97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천성관 사퇴는 언론계에 몇 가지 시사점을 던졌다. 특히 MB정부에서 ‘언론판세’ 지형이 어떻게 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줬다. 천성관 사퇴가 한국 언론계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 셈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래서 흥미롭다.

초기부터 천 내정자 관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보도한 곳은 경향과 한겨레, CBS <노컷뉴스>였다. 공직자 검증에 대한 한국 언론의 체면을 이들이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가장 체면을 구긴 쪽은 어딜까. 동아와 중앙일보다. 두 신문은 천성관 내정자와 관련된 의혹이 불거진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때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지만 의혹보다 여야공방에 방점을 찍었다. 이들은 ‘천성관 구하기’에 온 몸을 던졌지만 정작 천 내정자 본인의 사퇴로 빛이 바랬다.


조선일보는 ‘치고 빠지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조선일보도 초반에는 동아․중앙처럼 천 내정자와 관련한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권 내부의 심상치 않은 기류를 읽으면서 태도를 180도 바꿨다. 동아와 중앙이 인사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천성관 구하기’에 전력하고 있을 때 조선은 과감히 기사와 칼럼, 사설을 통해 ‘천성관 죽이기’에 나섰다. 역시 조선의 동물적 감각은 놀랍다. 조선의 완벽한 판정승이었다. 천성관 사퇴의 최대 수혜자가 조선일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구긴 체면’을 보상받기 위해서였을까. 천 내정자 사퇴 이후 동아와 중앙은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에 메스를 들이댔다. 지난달 말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의혹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자신의 ‘검증능력’에 대한 성찰은 뒷전이었다. 그러다보니 무리수까지 등장했다. ‘천성관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의혹이 닮은 꼴’(중앙일보 7월16일)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두 사건이 ‘닮은 꼴’이라는 중앙의 보도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백번을 양보해 ‘닮은 꼴’이라는 가정이 성립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천 내정자가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자충수. 언론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KBS와 SBS 역시 ‘천성관 구하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천 내정자 고가아파트 매입 의혹이 불거진 것은 6월28일부터지만 이들 방송사는 이 사안을 철저히 외면했다.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고, 파헤치려는 노력도 없었다. 이런 ‘방관․소극 기조’는 천 내정자가 사퇴의사를 밝힐 때까지 계속됐다. 이후 패턴은? 동아․중앙과 거의 일치한다.

안타까운 건, KBS였다. 참여정부 시절 공직자에 대한 검증 보도에 있어 상당한 성과를 올린 KBS 탐사보도팀의 부재가 주는 울림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당시 탐사보도팀은 대한민국 공직자들의 재테크 실력과 투기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인지 심층적인 검증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경험과 노하우가 이번에는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가장 심각한 건 이번 파문을 계기로 ‘조중동+KBS․SBS’의 논조공동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선일보 헤게모니가 더 강화되고 있는 현상은 걱정스럽다. 실제 언론계 일각에서는 조선일보가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 다른 언론이 영향을 받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온다. 천 내정자 사퇴 파문은 한국 저널리즘의 위기 징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진=조선일보 7월14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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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핫이슈] 조선일보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결국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는 게 사퇴의 변이다.

△아파트 매입대금 △15억 채권자와의 친분 관계 △위장전입 △고급승용차 리스 △아들 병역특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감안하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퇴하는 걸로 끝날까. 두고 볼 일이다.

각설하고. 천성관 사퇴 파문을 보면서 조선일보를 다시 한번 주목하게 됐다. 조선일보는 천성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국회 청문회를 계기로  ‘천성관 비판’으로 돌아섰다. 이유가 뭘까.

조선일보의 ‘천성관 비판’과 사퇴

   
▲ 조선일보 7월14일자 3면.
여기엔 단서가 있다. 이 단서는 조선일보가 왜 ‘조선일보’인지를 보여준다. 동아와 중앙일보가 아직 ‘조선일보’가 될 수 없는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단서는 7월 14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다. 조선은 이 기사에서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우려를 주목했다. 조선일보 보도 내용이다.

“‘(대통령이 재산 헌납한) 331억 원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검찰총장 후보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히 천 후보자가 이미 며칠 전부터 제기돼왔던 의혹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못하고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바람에 의혹을 더욱 부풀렸다.”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청문회 진행 도중에 이미 여권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청문회가 채 끝나기도 전에 여권 내부에서 나오는 반발기류를 조선일보가 감지한 것이다. 조선의 ‘동물적 감각’은 이날 30면에서도 빛을 발했다. 신효섭 정치부 차장의 칼럼인데 마지막 부분을 소개한다.

“현 정부는 출범 초 장관 후보자 3명과 청와대 수석 내정자 1명이 각종 재산상 의혹을 받고 낙마한 경험이 있다 …  더 걱정되는 건 곧 총리를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검증이라면 또 다른 ‘파동’이 오지 않을까 아슬아슬하다. 국민을 이렇게 조마조마하고 불편하게 만들어서야 그게 제대로 된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서민 중도 이미지에 직격탄을 날린 천성관 … 조선의 ‘천성관 죽이기’

   
▲ 조선일보 7월14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서민 중도내각을 표방, 지지도 상승을 이끌고 있는 MB정부가 ‘천성관 파문’으로 다시 혼돈 속에 빠지는 걸 우려했는지 모른다. “곧 총리를 포함한 중폭 이상의 개각이 예정돼 있는”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재산형성의 불투명성과 투기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천성관 후보자는 걷어내야 할 걸림돌이다. 조기에 수습하지 않으면 정권 차원의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조선의 ‘천성관 비판’은 이런 기류를 읽어낸 결과물로 보인다. 동아와 중앙일보가 국회 청문회가 끝난 후에도 계속 ‘천성관 구하기’ 첨병노릇을 하고 있을 때 조선은 과감히 기사와 칼럼, 사설을 통해 ‘천성관 죽이기’에 나섰다. 역시 조선일보다. 조선의 ‘입장변화’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앞으로의 관심은 그동안 ‘천성관 구하기’ 첨병 역할을 했던 동아와 중앙일보가 어떤 보도태도를 보일까 하는 점이다. 그리고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KBS와 SBS의 보도태도에도 변화바람(?)이 불 지 주목된다. ‘천성관 구하기’에 적극적 혹은 암묵적으로 동참한 이들 언론이 태도를 바꿀까. 15일자 신문부터 살펴보면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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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KBS SBS의 소극적 보도도 논란

눈물겹다. 동아 중앙일보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구하기’ 노력이. 그동안 천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 모르쇠로 일관하던 조선일보. 하지만 1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본 이후 ‘좀 심하다’ 싶었는지 오늘자(14일)엔 천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비중 있게 다뤘다.

〈갈수록 비틀거리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해명〉. 조선일보의 오늘자(14일) 사설 제목이다. 조선은 사설에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에 관해 해명한 내용은 아무리 봐도 명쾌하지가 않다”면서 “자기들 조직의 수장(首長) 후보자가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쩔쩔매는 것을 보면서 (검사들은) 자존심이 상했을 수밖에 없다”며 천 후보자를 비판했다.

   
▲ 조선일보 7월14일자 3면.
천성관 후보 의혹엔 ‘관심없는’ 동아와 중앙

조선의 ‘변신’과는 달리 동아 중앙일보는 계속 ‘마이웨이’다. 천성관 후보자 청문회 기사를 8면에 배치한 동아일보는 〈“위장전입, 자녀교육 위한 것” 〉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청문회에서 어설픈 해명과 대답 회피로 일관, 조선일보까지 천성관 후보에 대한 ‘비판대열’에 합류했지만 동아는 철저한 여야 공방위주의 보도를 고집했다.

   
▲ 동아일보 7월 14일자 8면.
중앙일보는 어떨까. 동아일보 정도(?)는 아니지만 기본태도는 비슷하다. 중앙은 〈천성관 “아파트 매입 신중치 못했다”>는 제목으로 6면에 관련기사를 배치했다. 하지만 중앙 역시 의혹제기보다는 여야공방에 초점을 맞췄다. “천 후보자는 이후 야당 의원들의 거센 추궁에 직면해야 했다”는 부분은, 중앙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조선이 심상치 않은 기류를 읽고 태도를 바꾼 반면 동아․중앙은 ‘천성관 구하기’에 몸을 던진 셈이다. 누구의 판단이 맞을까. 두고 볼 일이다.

KBS와 SBS의 일관된 소극보도 … ‘천성관 구하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KBS와 SBS 또한 ‘천성관 살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고가 아파트 매입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28일부터. 하지만 KBS와 SBS의 메인뉴스는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KBS가 지난 12일 〈뉴스9〉에서 ‘꼬리 무는 의혹’을 비롯해 민주당의 입장을 간략히 보도했지만 정작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13일 〈뉴스9〉에선 한 꼭지로 리포트를 처리했다.

△아파트 매입대금 △15억 채권자와의 친분 관계 △위장전입 △고급승용차 리스 △아들 병역특례 의혹 등 제기된 의혹만 해도 여러 가지였지만, KBS는 여야의 공방을 중계방송 하듯 보도했다. 언론학 교과서에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언론보도를 통상 ‘수박 겉핥기 보도’라고 말한다.

SBS는 어떨까. KBS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을 두긴 했지만 별 차이가 없다.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을 제대로 다루지도 않았고, 파헤치려는 보도도 없었다. 더구나 13일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하나의 리포트로 처리했다. 이 모든 상황은 SBS ‘천성관 의혹 보도’가 소극적이라는 말로 정리가 된다. SBS 역시 여야공방과 중계보도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다.

언론이 공직자 검증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때 의혹이 어떻게 묻히는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에 대한 이들 언론의 보도태도가 주는 ‘교훈 아닌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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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증거 없고 사실과 달라도 일단 우긴다

일단 우긴다. 증거가 없어도 우기고, ‘사실왜곡’ 때문에 사과까지 했어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국가정보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북한의 개입 여부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고 확인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다”는 미 정부당국자들의 발언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미 정부기관보다 정보력이 앞서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계속 우긴다. 이쯤 되면 우기는 현상보다 왜 우기는가를 주목해야 한다. ‘사이버테러방지법’이 보인다.

   
▲ 동아일보 7월11일자 3면.
국정원은 우기고, 한나라당은 ‘흘리고’ 조중동은 확산시키고

조중동.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국정원의 주장을 ‘대서특필’한다. 조선일보의 지난 11일자 1면 기사 <북한 해커조직 IP(인터넷 접속위치) 확인됐다>는 대표적이다.

조선은 “국가정보원은 한·미 주요기관에 대한 사이버 테러 공격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북한인이 확실한 해커 윤모의 IP를 확인, 이를 근거로 이번 테러가 북한 측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심증을 굳힌 것으로 10일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7월11일자 4면.
기사는 정확히 봐야 한다. 조선의 이 기사는 ‘사실’을 확인한 게 아니라 ‘심증’을 굳혔다는 국정원의 판단을 근거로 했다. 언제부터 국정원이 정보가 아니라 심증을 근거로 이런 중대한 사안을 판단해 왔던 걸까.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심증원으로 기관명을 바꿔야 할 것 같다.

국정원의 ‘뻘 짓’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달 말 한국기계연구원 광주전산망을 사전 공격했다는 보고도 있었다”면서 북한 배후론을 증명하는 하나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기계연구원으로부터 곧바로 반박을 당했다. 11일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 내용이다.

“북한의 첫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거론된 한국기계연구원 측이 ‘광주엔 분원이 없는데 광주전산망이 공격당했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분원이건 본원이건 디도스 공격은 없었다’며 국정원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국정원도 국정원이지만 이런 허점이 뻔히 보이는 데도, 북한 배후론을 단정적으로 그것도 대대적으로 보도한 조중동의 ‘4차원 세계’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조중동 ‘그들만의 세상’은 정말이지 이해하기 어렵다.

   
▲ 한겨레 7월11일자 4면.
최시중 “언론법 통계 수치 잘못됐다. 그래도 미디어법은 간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우기기도 국정원과 조중동을 능가한다. 국책연구원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정책보고서 내용 가운데 일자리 창출 통계부분이 ‘잘못’됐다는 점을 시인하고도 미디어법 관철을 강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책기관인 KISDI의 보고서는 그동안 정부·여당의 ‘언론관계법 개정=일자리 창출’ 주장의 근거로 사용돼 왔다. MB정권 또한 이 자료를 근거로 ‘미디어산업 일자리 2만개 창출’이라는 논리를 각종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광고해 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바로 그 논리의 핵심 내용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쯤 되면 무언가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 그런데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딴 소리’를 한다.

“미디어 산업 개편은 KISDI 보고서에 근거한 게 아니라 일반적 산업 논리에서 유추한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다 보면 경쟁 속에서 일자리, 먹을거리가 나오게 마련이다.” 

   
▲ 한국일보 7월9일자 2면.
기사 못지 않게 발언도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객관적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 산업 논리에서 그냥 유추한 것이란다. 그리고 새로움을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자리와 먹을거리는 나오기 마련이란다. 한 사회의 언론환경과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엄청난 사안을, 고작 이런 정도의 근거를 가지고 추진을 한다고 한다. 역시 기관명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니라 근거없는희망위원회로.

KJSDI ‘통계조작’ 언급도 없는 조중동과 KBS·SBS

허긴, 최시중 위원장 탓할 것도 없다. KISDI 정책보고서 통계조작 논란이 제기된 이후 조중동과 KBS SBS 등은 이 사안 자체를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책기관 연구용역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고 사과까지 해도 이들 언론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SBS의 경우 계속 침묵하다 막판에 여야의 공방 속에 이 부분을 슬쩍 끼워 넣는 지혜(?)를 발휘했다.

   
▲ 조선일보 7월10일자 6면.
하지만 역시 조중동이다. 노골적으로 그리고 대놓고 보도를 하지 않는다. 특히 조중동은 지난 9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시중 위원장의 발언 내용 가운데 KISDI ‘통계조작’ 부분은 쏙 뺀 채 ‘MBC 공격’ 부분만 부각했다. 이러니 국책기관이 잘못을 하고도 긴장하지 않는 것이고, 주무 부처 책임자의 ‘마이웨이’ 발언이 나오는 것이다.

보다 못한(?) 김학순 경향신문 선임기자가 지난 11일자 칼럼에서 이렇게 질타하고 나섰다.

“국책기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분석’ 정책보고서가 일자리 창출 통계 조작이라는 사실을 부처 책임자가 시인하고도 미디어법 관철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놀랍기 그지없다. 정책용역보고서들을 검증할 연구용역이라도 발주하면 못된 버릇이 고쳐질까.”

국책기관의 못된 버릇 이전에 일부 언론의 못된 버릇부터 고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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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조중동 +KBS SBS’가 침묵할 때 …

조중동엔 없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KBS와 SBS 메인뉴스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천성관 의혹’이라는 단어 조합을. 철저한 침묵이고 의도적 봐주기다. 한국의 ‘대표적’ 5대 언론사가 공직자 검증에 모르쇠로 일관할 때 의혹이 어떻게 묻히는 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고가 아파트 매입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 지난달 28일. CBS 〈노컷뉴스〉등이 보도를 하면서부터다. 제기된 의혹은 간단하다. △천 후보자가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23억 원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친척으로부터 빌린 8억 원에 대해서는 이자를 전혀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금의 성격과 출처와 관련해 ‘충분히’ 의혹제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 경향신문 7월3일자 12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봐주기, 언제까지 할 셈인가

천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은 계속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지난 3일 “(천 후보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 거액의 자금을 빌려 준 동생과 지인의 재정상태가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나타나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천 내정자 측이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과 참고인을 빼달라는 로비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 한겨레 7월8일자 1면.
지난 8일. 한겨레는 1면에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건설업체가 리스해 쓰던 고급 승용차를 넘겨받아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이 승용차를 넘긴 업체 대표는 천 후보자와 30년 이상 교분이 있는 사람으로, 천 후보자와 기업인들의 ‘특별한 관계’가 오는 13일 열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7월 9일. 경향신문은 천 후보자 아들의 병역특례 의혹을 제기했다. “천 후보자의 아들이 2006년 3월 유명 게임업체인 ㄴ사에 웹프로그래머 인턴으로 입사한 뒤 3개월도 채 안된 6월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성돼 지난해 8월까지 병역특례자로 근무했다”는 것이다.

   
▲ 경향신문 7월9일자 10면.
천 후보자 측의 해명 하지만 남는 의혹들

물론 이런 의혹들에 대한 천 후보자 측의 해명과 반론도 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대략 이렇다.

   
▲ 한겨레 7월9일자 5면.
“천 후보자가 전세 들었던 아파트 주인이 집을 내놓는 바람에 아들의 결혼이 예정돼 있고, 딸도 같이 살고 있어서 고민 끝에 큰 평수의 아파트를 산 것으로 알고 있다. 투기가 아니다.”

“하이츠파크 아파트를 계약함과 동시에 잠원동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으나 팔리지 않아 두 채를 소유한 것처럼 돼 있지만 한 채나 다름없고, 시가로 15억 원 가량 하는 잠원동 아파트가 팔리면 채무의 상당 부분도 해소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빚을 내서 산 것도 아니다.”

“문제가 된 차량은 천 후보자와 30년 지기인 석 모씨가 회사 명의로 리스해 지난해 5월 제대한 석씨 아들이 사용하던 차량이며 석씨가 5월26일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뒤 6월13~14일께 만난 자리에서 리스 승계를 제안해 와 그렇게 한 것이다.”

“승계계약을 하기 전인 2008년부터 천 후보자 아파트의 주차관리 대장에 해당 차량이 등록된 것은 경기 광주시에 사는 석씨 아들이 서울에 오면 천 후보자 집에서 숙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아예 주차증을 발급받아 준 것이다.”

“병무청에 정식으로 웹프로그래머 보직 산업기능요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뒤 (아들) 천모 씨의 실력을 보고 공정하게 선발했다. 병역특례가 아니다.”

   
▲ 경향신문 7월9일자 4면.
탐사저널리즘의 실종? 저널리즘 기본의 상실!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와 당사자의 해명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혹은 남았다. 이 의혹을 주목한 건 문제를 제기한 경향과 한겨레 정도였다.

조중동은 천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 자체를 아예 주목하지 않았고, 보도 자체를 금기시(?) 했다.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중동은 기껏해야 ‘천성관 후보자 동기 3명이 사의를 표명했고, 고검장급 9명 모두 바뀔 것 같다’는 정도의 기사만 내보냈다. KBS와 SBS 역시 메인뉴스에서 천 후보자 관련 의혹들에 ‘침묵’하는 건 비슷했다. 기사 검색을 해보면 이들 언론들이 얼마나 천 후보자를 ‘특별대우’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탈세·투기 의혹이 제기된 백용호 국세청자 후보자 청문회 보도에서도 이 같은 ‘특별대우’는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9일 경향신문은 백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사 제목을 <투기·탈세의혹 제기에 “죄송하다”>라고 뽑았지만, 같은 날 조선일보는 백 후보자의 웃는 사진과 함께 <백 후보자 “국세청 고위·간부직 변화 필요>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투기 의혹에 대한 백 후보자의 해명을 소제목으로 뽑으면서 수행원 한 명과 함께 모범택시를 타고 국회에 도착했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 조선일보 7월9일자 6면.
KBS 탐사보도팀이 그리운 이유

가장 안타까운 건, KBS였다. 김재영 MBC PD가 〈PD저널〉에서 언급한 것처럼 “참여정부 시절부터 공직자에 대한 검증 보도 가운데 KBS의 탐사보도팀의 재산 형성과정에 대한 보도는 성과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KBS 탐사보도팀은 김재영 PD의 말처럼 “도덕성을 강조했던 참여정부 시절에도 빛을 발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첫 조각 때 그들의 보도는 참 볼만”했다. 또 “보도자료에 의존하지 않고도 선제적으로, 심층적으로 검증을 했으며, 또 당사자들이 워낙 다채로운 투기 경력들을 가지고 있던 터라 대한민국 사회의 ‘투기의 결정판’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KBS에서 그 성과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듯싶다. 김재영 PD는 이런 상황을 “탐사저널리즘의 실종”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한국 저널리즘의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게 더 타당한 것 같다.

문제는 그 중심에 조중동이 있고, 이제 그 대열에 KBS와 SBS가 동참할 태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언론에서 사라진 건, 천성관 후보자의 의혹들이 아니라 한국 저널리즘의 진정성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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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핫이슈] 조선일보 3월7일자 사설이 의미하는 것 

신영철 대법관의 이메일 파문 진상 조사.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가능성이 희박하다. 외부인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지는 ‘자체조사’의 신뢰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게다가 이용훈 대법원장의 개입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 대법원 진상조사단은 출발부터 한계가 너무 명확했다.

한계만 명확한 게 아니다. 진상조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사건의 본질은 사라지고 곁가지가 부각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진상조사, 이메일 유출 문제로 변질되나

    
▲ 3월 7일 MBC <뉴스데스크>

우선 지난 7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를 보자. 대법원 관계자. 주목할 만한 얘기를 했다.

“조사과정에서 누가 이메일을 유출했는지도 자연스럽게 드러나지 않겠나.”

이번 진상조사의 ‘목적’이 다른 데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뉴스데스크> 지적처럼 “조사의 익명성도 보장되지 않는 데다, 법원 핵심 요직을 맡고 있는 판사들이 내부 문제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에서 대법원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은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케 한다.

사실 이 사건을 ‘유출자’ 문제로 규정한 건 조선일보다. 동아와 중앙일보가 그나마(?)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 ‘어정쩡한’ 양비론으로 일관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다. 왜 ‘같은 보수우파’라도 동아·중앙일보가 조선의 ‘의제설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일단 동아와 중앙의 주장을 보자.

“신 전 법원장의 e메일이 단순히 사법행정 절차에 따른 것인지,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인지는 대법원의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것이다.” (동아일보 3월7일자 사설)

“이번 파문은 법관의 독립성 보호와 법원장의 지휘·감독권 행사라는 두 가치가 상충하는 사안이다 … 따라서 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여부에 관한 실체적 진실을 명확하게 밝혀내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 (중앙일보 3월7일자 사설)

이메일 내부 유출자 문제로 몰아가는 조선일보 … 진상조사단은?

    


▲ 조선일보 3월 7일자 사설.

이에 비해 조선일보의 같은 날짜 사설을 보자. 동아·중앙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 사건은 일부 판사들이 좌파 신문과 TV에 이 이메일을 제공해 폭로, 알려지게 됐다 … 지금 법원 내부에서 이런 성향이 짙은 일부 판사들에 의해 반년 전 일이 특정 성향 언론에 차례로 폭로되고 같은 성향의 재야 법조인들이 이를 토대로 법원 상층부를 조직적으로 공격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 자기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법원 내부 일을 외부에 조직적으로 폭로하거나 일부 언론과 편을 짜 법원 내부 인사에 대해 인민재판식으로 집단 몰매를 가하는 것은 건전한 사법부 비판을 벗어난 사법부를 향한 파괴공작과 다를 바가 없다.” (조선일보 3월7일자 사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여부다. 이미 압력을 느꼈다는 판사들의 ‘간접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 “(일부 판사들이) 법원 내부 일을 외부에 조직적으로 폭로하거나 일부 언론과 편을 짜 법원 내부 인사에 대해 인민재판식으로 집단 몰매를 가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유출자 색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날 사설을 보며 지난 92년 ‘부산 초원복집 사건’을 떠올린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부산 초원복집 사건’은 지난 1992년 12월 11일 부산의 유력 기관장들이, 지역감정을 부추겨 당시 민자당 김영삼 후보의 득표를 돕자고 논의한 것이 외부로 알려져 파문을 일으킨 사건이다.

대법관 재판 개입과 ‘부산 초원복집 사건’

이 사건은 대선을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유력 기관장들이 조직적으로 지역감정을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는 점 때문에 관권선거의 부도덕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 후보 측은 통일국민당의 정주영 후보 쪽이 전직 국가안전기획부 직원 등과 함께 도청장치를 몰래 숨겨 놓고 녹음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리고 이 반격에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것은 조중동이었다. 이들 신문은 관권선거의 부도덕성보다는 도청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였고, 덕분에(?) 여론은 도청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 중앙일보 3월 7일자 사설.

이번 대법원 파문도 이런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대법원 진상조사단의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대략적인 사실만 보더라도 사법부의 독립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 사법부 수뇌부의 신뢰성도 추락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사법부의 도덕성과 독립성 훼손보다는 이런 상황을 외부에 알린 유출자의 불순한 의도(?)를 더 주목한다. 조선일보의 지면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대략 감이 잡히는 부분이다. 한 가지 관심은 지금까지 그나마 ‘양비론적 관점’을 취했던 동아 중앙일보가 조선일보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여부다. 글쎄 …. 이번 사안 자체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고 있는 건 조중동이 비슷한데 솔직히 이런 구분이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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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