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6/09 “상식적인 비평을 하고 싶다” by 곰도리
  2. 2009/02/12 인터뷰 거부한 신해철씨께 드리는 편지 (56) by 곰도리
  3. 2009/01/12 SBS 기자들, 제발 ‘편견’을 버려라 by 곰도리
  4. 2009/01/12 독설닷컴 고재열을 위한 변명 (5) by 곰도리
  5. 2008/10/14 ‘편향된 KBS 출연자’의 항변(?) by 곰도리
  6. 2008/09/28 ‘명랑히어로’의 포맷변화, 아쉽다! (3) by 곰도리

[인터뷰] PD저널 민임동기 편집국장 

지금까지 3번의 인터뷰를 했다. <PD저널> <월간 말> <DEW>. 물론 미디어 현안이나 뉴스․프로그램과 관련해선 많은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나’를 인터뷰 한 경우는 드물었다. 당연하지! 난 유명인사가 아니니까.

항상 그렇지만 인터뷰는 부담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공개적으로 할 만한 자격이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항상 하게 되고, 이 질문 앞에 난 언제나 머뭇거리게 된다. 예전에도 그랬고, 이번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인터뷰의 장점은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자의 경우 이 경험은 중요하다. 항상 인터뷰를 ‘하는’ 입장에서 ‘당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뀔 때 - 그때 받는 느낌은 말로선 표현이 안된다. ‘아! 내가 인터뷰를 할 때 상대방도 이런 느낌을 가졌겠구나’ 하는 걸, 그제서야 알게 된다.

이 인터뷰는 이화여대 웹진 <DEW>에 실린 것이다. 잡다한 얘기를 잘 정리해 준 박수지 기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인터뷰는 ‘나’를 인터뷰 한 3번의 기사 중 가장 ‘잘 쓴’ 기사에 속한다. 사실 이런 말 하는 내가 좀 우습다. 지금까지 내가 쓴 인터뷰 기사에 평점을 매긴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좋은 점수’ 받기는 힘들 것이다. 고로 결론은 이것이다. 기자들이여! 명심하자. 우리가 쓴 인터뷰 기사는 항상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06월 01일 (월) 01:09:07 박수지 기자  my15seconds@gmail.com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 뉴스가 되지는 않는다. 언제나 뉴스는 취사선택 될 수밖에 없고, 그 주체는 언론이다. 언론이 선택하는 뉴스의 가치에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 적 있다면 당신은 이미 미디어비평을 하고 있다.

여기 수많은 매체들이 뉴스의 취사선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시시각각 지켜보는 기자가 있다. 기자 혹은 PD를 비평하는 기자다. 2000년 <미디어오늘>의 공채 1기 기자로 미디어비평계에 입문한 뒤 <미디어스>를 거쳐 현재 방송비평 전문매체 <PD저널>에서 일하고 있는 민임동기 편집국장을 만났다.

미디어비평의 역할

민임동기 편집국장은 우연한 계기로 미디어 비평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그는 국내 최초의 매체 비평지인 <미디어오늘>의 창간 독자였다. 평소 관심을 갖고 <미디어 오늘>을 읽던 도중 기자 공채 모집을 보고 지원했다. “기자나 PD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있는 매체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죠.” 다니던 행정대학원을 그만두고 지원한 <미디어오늘>에서 합격 통보를 받고 미디어 비평 기자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9년째다.

미디어비평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왜 이렇게 언론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고 묻는다. “잡아먹으려고 비판하는 게 아니에요. 언론의 자기정화능력을 키우기 위한 거죠.” 언론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비평이지 비판을 위한 비판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디어비평매체 출범 초기에는 일선기자와 PD들의 반발이 거셌다. 남을 비판하는 일에는 익숙한 언론인들이 정작 그 화살이 자신들에게 돌아오자 반응이 더욱 격렬했기 때문이다. “2000년 3월에 미디어오늘에 입사했는데 그때 만해도 언론개혁 대중화가 안 된 상황이라 기사를 비판하는 걸 못 참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멱살까지 잡혀봤죠.(웃음)” 지금은 언론인들도 비판에 익숙해진 데다 자신도 비판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돼 미디어비평이 한층 진일보된 상황이라고 했다.

미디어비평 매체가 언론의 자기정화능력을 높이는 데 일조한 셈이다. 그렇다면 일반 독자와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역할을 하길 원할까. “미디어비평 매체가 기존 언론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언론이 끊임없이 자신을 정화하는 과정을 일반 대중이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결국 언론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게 그의 바람이다. 왜 뉴스를 돈 내고 봐야하나,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좌파 매체요? 상식적인 수준의 비평입니다.

언론의 정치적 색깔논쟁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흔히 조선․중앙․동아를 묶어 보수로 칭하고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진보로 인식하는 건 딱히 새로울 것도 없다. 미디어 비평 매체에도 편 가르기의 시선이 없지 않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 미디어비평을 시작한 <미디어오늘>, <미디어스>와 <PD저널>에는 진보매체라는 딱지가 붙었다.

그는 이런 의견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나 경향을 중도우파 정도라고 생각해요. 한국 언론이 거의 극우다보니 조금만 중도에 와도 좌파 진보라고 생각하죠. 이런 사람들에겐 피디저널이 극좌로 보이겠죠.” 그는 상식적인 수준의 비평이 운동권으로 보일 만큼 한국의 이념지평이 협소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상식과 다양성을 기준으로
 
2000년부터 줄곧 미디어비평만을 해온 그가 비평을 할 때 염두에 두는 기준은 무엇일까. “기자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가능한 한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KBS의 <미디어포커스>가 폐지되고 <미디어비평>이 신설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디어비평>의 내용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비난했다.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방송이라는 비판과 우려 속에서도 그는 정치적 잣대를 떠나 <미디어비평> 자체를 들여다보자고 제안했다. 프로그램의 고유한 가치는 무시한 채 논의를 나누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 비평이었다.

“언론의 지나친 쏠림현상은 의도적으로 세게 비판하는 편이에요. 2002년에도 월드컵이라는 의제 말고도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미선이·효순이 사건도 있었는데 당시 전혀 주목받지 못했죠.” 사회적으로 주목을 끄는 굵직한 사건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그것만을 다루는 건 문제라는 얘기다. “최근에도 WBC, 김연아 같은 빅 이슈가 생기면 언론이 다른 건 아예 관심을 안 가지죠. 흔히 그쪽에 광고시장이 형성되니 의도적으로 쏠림현상이 생기는데 이건 아니라고 봐요.” 쏠림현상에 일침을 가하는 그의 비평에 언론인들은 “흉흉한 세상에 국민들이 그런 걸 보고 즐거워하는데 언론이 많이 다뤄주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렇지만 미디어 비평의 본질은 매체가 사회 감시기능을 잘하고 있는지 견제하는 것. 때문에 민 편집국장은 이런 언론을 지속적으로 비판한다.

‘다양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보도도 주의 깊게 살핀다. “다양성과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뉴스들이 꽤 많거든요.” 이런 부분에 관해선 의도적으로 관심을 갖는다고.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홀트장애인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눈물 흘린 것을 방송3사의 뉴스 리포트에서 일제히 보도했다. 민 편집국장은 4월 21일 <PD저널>의 미디어뉴스에서 “언론의 관심이 대통령의 눈물에서 그쳤을 때”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장애인의 날에 보도 초점이 장애인의 눈물이 아니라 대통령의 눈물에 그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도심 곳곳에서 벌어진 장애인들의 집회와 정부의 장애인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언론이 무관심하다고 질책했다.

그렇지만 유쾌하고 재미있게

인터뷰 내용은 딱딱했지만 미디어 비평에 관한 그의 태도는 유쾌했다. 그는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며 대신 일을 재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를 쓰기 위해 TV를 봐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면 정말 피곤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TV보기를 좋아한다면 비평도 재밌을 겁니다.”

직업적 글쓰기를 위한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외에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도 모두 챙겨본다. ‘아내의 유혹’이 한창 인기일 때는 드라마를 보기위해 일을 빨리 처리한 뒤 집에 간 적도 있다고. 드라마를 볼 때도 버릇이 돼 항상 메모할 걸 들고 본다는 그는 직업병이라 어쩔 수 없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때 쯤 그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더니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보슬 PD가 풀려난다고 하네요.” 결혼을 앞두고 체포된 지 이틀 만에 <PD수첩>의 김보슬 PD가 석방된 순간이었다. 엉겁결에 특종을 들었다. 민임동기 편집국장은 인사를 나눈 뒤 서둘러 사무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오늘도 그는 눈앞에 놓인 흥미진진한 미디어 이슈들을 뒤따라 쫓고 있다.

* 이 인터뷰는 지난 4월 중순에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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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인 비평을 하고 싶다”  (0) 2009/06/09
Posted by 곰도리

[취중진담] 우리가 듣고 싶었던 얘기는 …

신해철씨의 ‘입시학원 광고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PD저널>의 민임동기라고 합니다. 저는 편집국장을 맡고 있고, 해당 기사는 김도영 기자가 썼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처음 기사를 들고 왔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 했습니다. 저의 첫 반응이 “이 사람 신해철 맞아?”였거든요. 그래서 후배기자에게 ‘얼굴과 이름이 도용당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지요.

개인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논란’은 단순히 신해철씨가 입시학원 광고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가할 수 없다는 걸 말하는 겁니다. 하지만 전 후배 기자의 문제의식도 나름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기사를 출고하라고 했습니다.

인터뷰를 거부한 신해철씨

후배기자의 문제제기를 여기서 다시 언급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이미 신해철씨도 알고 있고, 인터넷에서 논란이 확산되면서 많은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죠.


신해철씨가 전속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한 대형학원의 일간지 광고.

신해철씨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인터뷰를 하는 게 온당한지 △지금까지 나를 비판해왔던 언론은 괜찮은데 <PD저널>이 이런 식으로 비판하는 건 불쾌하다며 인터뷰를 거부했지요. 그리고 당분간 ‘침묵’하겠다는 말도 덧붙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신해철씨의 불쾌한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침묵’하겠다는 부분은 선뜻 동의를 못하겠습니다. 신해철씨가 공인이라서 그러는 게 아닙니다. 대마초 논쟁 당시 매니저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MBC <100분 토론>에 나가는 ‘용기’를 보였던 신해철씨가 ‘이런 정도’의 사안에 침묵하는 건 온당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개편지’를 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왜 우리가 신해철씨 인터뷰를 하려고 했는지 분명히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신해철의 ‘쾌변독설’과 대부광고에 대한 생각

사견이지만 신해철씨가 입시학원 광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그건 신해철씨가 <쾌변독설>에서 “연예인이 대부업 광고에 출연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과 깉은 맥락입니다. 대부업 자체가 불법이 아닌데 연예인들이 그 광고를 한다는 것 자체만을 가지고 비난할 수는 없죠. 충분히 공감합니다.

마찬가지로 신해철씨가 <쾌변독설>에서 언급한 겸손과 미덕에 관한 부분도 전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언급했죠.

“그러니까 연예인이 대부업 광고를 보고 ‘내가 공인의 성격을 띠고 있으니까 이런 건 하면 안 되지 않겠나’ 라고 하는 건 미덕이니까 칭찬할 수는 있어도 그렇지 않다고 해도 비난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그렇다고 대부업 광고에 나와서 너희들 몽땅 망하라고 했나요? 그런 건 아니잖아요. (웃음)”

대부업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부정적인 것과 연예인이 대부업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분리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남이 미덕을 가지고 있으면 칭찬을 해주면 되는 거지, 미덕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손가락질까지 해서야 되겠느냐”는 신해철씨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얘기입니다.

신해철씨의 평소 소신과 입시광고 그리고 …

다만 이런 의문은 들었습니다. 평소 대부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표방한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대부업 광고에 출연했다면? 대체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 대부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이나 생각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소신과 상관없이 ‘이런 광고’에 출연할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대체 어떤 이유였을까. 소신이 바뀌었다면 왜 바뀐 것일까.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쾌변독설>에서 신해철씨는 초등학생까지 과외를 하고 학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 “억지로 성적을 일정 수준 맞춰놓는다고 해서 공부로 성공할 수 있느냐” “우리 집은 애 학교 안 보내려면 안 보낸다는 결론이 났다. 학군 같은 것도 상관없고 학원도 안 보내려고 한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생각’이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평소 신해철씨의 인터뷰나 주장에 공감해 왔던 후배기자는 나름 배신감(?) 때문에 비판하는 기사부터 쓰긴 했지만, 적어도 그 문제의식만큼은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기사출고를 허락했던 거구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신해철씨가 인터뷰를 거부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와 <PD저널>을 포함해서 신해철씨의 대답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지적이 지나쳤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시고,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지적이 과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신해철씨의 솔직한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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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취중진담] SBS는 비판받으면 안되는 곳인가

12일 <제2롯데월드와 ‘정경유착’, 언론의 침묵>이란 글을 썼다. SBS노조 쪽으로부터 ‘항의’가 왔다. 항의방식부터 그리고 항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잘 이해가 안가는 점이 많다. 솔직히 말해 그렇다. 이 글은 내 솔직한 생각을 담은 글이다.

1.

우선 항의방식. SBS노조는 <PD저널> SBS 출입기자를 통해 항의를 했다. 글 쓴 사람은 나인데 왜 출입기자에게 항의를 할까.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르다. 항의할 게 있으면 정확히 해야 하는데 그걸 한 다리 건너서 전하는 방법 - 좀 이해가 안간다. 다음부터는 나에게 직접 항의를 하든 반론을 펴든 했으면 싶다. 그게 의사소통의 원활함을 위해서도 좋다. 그래야 내 생각을 얘기할 게 아닌가.

항의 내용도 좀 그렇다. <제2롯데월드와 ‘정경유착’, 언론의 침묵>에서 내가 강조하고자 했던 건 ‘제2롯데월드’ 논란이 지니고 있는 뉴스가치를 고려했을 때 현재 SBS의 보도태도가 온당한가 하는 것이었다.

10년 넘게 제2롯데월드 건설 불가 입장을 밝힌 국방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 공군의 ‘참사예고’ 등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활주로 변경을 하면서까지 공사를 용인하는 이유. 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 납득이 가지 않는 게 많다.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언급이 됐지만 빌딩 공사허가를 위해 활주로를 변경한 사례가 다른 국가에도 있는지 모르겠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그만큼 이례적인 사안이다.

2.

<제2롯데월드와 ‘정경유착’, 언론의 침묵>은 SBS 비판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지만 SBS 비판만을 위한 글은 아니다. 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보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언론과 그렇지 않은 언론이라 해도 이명박 대통령과 장경작 롯데 총괄사장간 ‘친분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그냥 재벌특혜 논란 정도가 전부다.

재벌특혜 논란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대부분 입을 다물고 있다.

SBS노조의 항의는 이렇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들었지만 대략 4가지 정도로 요약한다.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지난해 12월20일 <8뉴스>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다른 방송사는 보도하지 않았다. 왜 그땐 다른 언론을 비판하지 않았나 △이런 식의 모니터가 나오면 SBS 조합원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오늘(12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린다. SBS도 주시하고 있다.

3.

먼저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 동의한다. 그런데 누가 재벌특혜와 정경유착이 있다고 단정을 했었나. 내가? 이 무슨 섭섭한 말씀인가. 짚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의혹이 제기된다는 것이고, 때문에 뉴스가치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20일 <8뉴스>에서 보도한 적이 있다는 부분. 맞다. 당시 SBS는 이 사안을 보도했다. 정부가 제2롯데월드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을 잡고 있다는 것이고 민주당과 성남시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아마 SBS노조는 이날 리포트를 근거로 제2롯데월드 문제에 소홀하지 않았다고 항변을 하고 싶었나 보다.

인정한다. 메인뉴스에서 전혀 보도한 적이 없다는 부분은 실수다. 깨끗이 인정한다. SBS도 <8뉴스>에서 보도를 한 적이 있다고 ‘정정’한다. 하지만 과연 문제점과 의혹들을 제대로 다루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간다.

그리고 제2롯데월드 건설 논란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서울공항 안전문제 때문에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다가 지난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부터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 아닌가. 지난해 5월19일 이명박 대통령의 ‘1년에 한두 번 오는 귀빈 때문에 (서울공항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발언 전후에도 크게 한번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혹시 이때는 왜 비판하지 않았냐고 또 따지고 싶은가. 그런데 죄송해서 어쩌나. 이 땐 <PD저널>이 아니라 난 다른 회사에 소속돼 있었고, 그 회사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얘기까지 구차하게 해야 하는 내가 서글프다.)

왜 그땐(2008년 12월20일) 다른 언론을 비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한 내 답은 이렇다. 나는 일상적으로 뉴스 모니터를 하지만 일일 모니터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논란이 불거지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는 적절한 시점을 택해 ‘비평기사’를 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 건설논란을 주목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분명히 하자. 난 SBS뉴스 일일 모니터 요원이 아니다. SBS노조는 나를 일일 모니터 요원으로 혹시 착각한 건 아닌가. ‘왜 그땐 비판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나. 그럼 이렇게 대답하련다. ‘그럼 그때 보도해 놓고 다른 언론이 본격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지금은 왜 보도하지 않았는가.’ 허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과 허용할 방침이라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항의치고는 좀 궁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4.

SBS노조는 이렇게 항의를 전했다. 오늘(12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열린다. SBS도 주시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12일 SBS <8뉴스>를 주시했다. 리포트가 방송된다. 이제 OK인가.

미안하지만 내가 보기에 SBS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 지난해 12월20일과 2009년 1월12일 사이에 제기된 의혹이 많음에도 SBS는 12일 <8뉴스>에서 ‘간략히’ 다뤘다는 게 내 생각이다.

SBS는 “야당 의원들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까지 재벌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는 부분은 앵커멘트를 통해 언급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특혜 의혹이 있는지는 리포트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국방위에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은 비용 축소의혹도 제기했다. 발언을 대략 요약하면 이렇다.

“롯데한테 비용부담을 덜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불과 3개월 전에 국방위에 보고한 활주로 하나 틀면 3800억이나 든다는 그게 어떻게 지금 언론 500억, 1000억원으로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는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롯데 측하고 이걸 비밀리에 협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물론 이런 ‘두루뭉실한’ 보도태도는 12일 KBS <뉴스9> 역시 마찬가지다. 정리하자. 적어도 이 문제와 관련해 의제를 설정하고 집중적으로 파헤칠 의지가 있었다면 최소한 군 전문가 등을 통해 사업 타당성 등을 한번 정도 점검해 볼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SBS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논란이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왜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냐는 비판에 “우리도 지난해 12월20일 보도했다”고 답하고 있다.

정리하자. 보도했냐 안했냐라는 기초적인 단계는 벗어나자. 중요한 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제대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지, 논점을 제대로 잡고 있는지 여부다. 했다 안했다는 ‘80년대식 비평방식’ 아닌가. 지난해 12월20일 남들보다 일찍 보도한 SBS라면, 이 문제가 본격 불거지기 시작할 즈음엔 더 적극성을 뛰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마지막으로 조합원 설득 문제는 집행부의 몫이다. 대체 언제까지 ‘SBS 특수성’을 거론할 셈인가. 이 정도의 비판에도 수긍 못하는 SBS기자들이라면 솔직히 어떤 비판을 하더라도 수긍이 가능한 것인지 의심이 간다. SBS는 비판을 하면 안되는 집단인가. 아니면 비판을 받지 않을 만큼 완벽한 뉴스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 왜 비판을 할 때마다 “SBS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는 말이 계속해서 날아오는지 모르겠다.

SBS에 대한 편견? 난 “SBS 기자들이야 말로, ‘외부비판자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한겨레 1월12일자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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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

[취중진담] ‘공공적 연고주의’ 운동을 제안하며

1.

고재열은 <PD저널> 필진이다. 난 <PD저널> 편집국장으로 있다. 고재열 기자를 필진으로 ‘모신 건’ 글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기자로서의 그의 진정성도 높이 평가한다. <시사저널> 파업과 이후 보여준 그의 행보에서 그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고재열 기자는 그렇다.

고재열 기자의 ‘고대 학벌주의’ 의혹(?)을 제기한 원성윤 기자는 <PD저널> 기자다. 나의 후배다. 혈연․지연․학연으로 얽힌 적은 없지만 내가 ‘아끼는’ 언론계 후배다. 기자 경력이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가 지닌 문제의식과 감각은 높이 평가한다.

2.

‘그런’ 고 기자와 원 기자가 학벌주의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다. 한 쪽은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고 다른 한쪽은 방어하는 쪽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묘한 느낌이 든다. 적어도 내가 ‘아는’ 두 사람은 학벌주의와 모두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글을 모두 읽어봤다. 고재열 기자가 지금까지 썼던 글의 흔적들 가운데 학벌주의로 오해할 만한 부분이 있는가 - 이걸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쪽과 ‘억울하다’는 당사자의 항변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게 핵심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이다.

문제는 학벌주의 즉 연고주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이 문제인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벌주의는 주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마음 속으론 학벌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이라 할 지라도  공공적 장소에서까지 학벌주의를 옹호하진 않는다. 그건 만인으로부터 손가락 받을 짓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게 연고주의고 학벌주의지만 적어도 사람들은 공적인 영역에서 이 부분을 옹호하고 나서진 않는다. 학벌주의는 사적인 관계 속에서 은폐되기 쉽다. 학벌주의와 연고주의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3.

다시 고재열 기자 문제로 돌아가 보자. YTN 조승호 기자 후원모임을 결성한 고재열 기자의 ‘행위’를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학벌주의로 한 단면으로 볼 수 있을까. ‘독설닷컴’에서 보았던 고대 선후배들과의 사진과 ‘부분적인’ 글 등을 고대 학벌주의의 위험신호로 볼 수 있을까.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서러움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불편하게 느꼈을 법도 하다. 그건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술자리를 비롯한 사적 모임이든 공식적인 모임이든 출신대학들끼리 뭉치는 결속력은 서울 소재 대학 출신들이 강하다. 거기서 비롯되는 ‘챙겨주기’ 문화의 정도가 강한 곳 역시 서울 소재 대학 출신들이다. 특히 고대가 좀 유별나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학벌주의의 폐단에 고재열 기자의 ‘사례’가 포함될 수 있을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평소 학벌주의 폐단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엔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사람 가운데 한 명이지만, 학벌주의 문제를 그런 식으로 확대해석하면 사실 해결이 어렵다. 툭 까놓고 말해 나 자신을 비롯해 우리 모두 가까운 사람들의 면면을 한번 살펴보자. 많은 경우 지연 혈연 학연으로 얽혀 있다. 이 말은 학연이나 지연, 연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이다.

4.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것은 실력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출신 지역이나 출신 학교끼리 뭉쳐서 ‘잘살아보자’는 끼리끼리 문화이지, 일상적 삶에서의 사적 관계망까지 포괄하는 건 아니다. 그런 식이면 동문회와 동창회, 향우회 등과 같은 모임 자체를 없애야 한다.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어떤 일을 벌이고자 할 때도 같은 학교와 같은 지역 출신들은 일단 배제를 해야 하는 상황도 나온다. 이게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자신의 사적 네트워크를 돌이켜보면 같은 고등학교나 같은 대학 동문들이 많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다른 조건보다 같은 학교 출신이면서 ‘본인과 코드가 맞는 사람’이면 더 친밀감을 느낀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걸 가리켜 누군가가 연고주의의 폐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을 한다면 동의할까.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의 기득권 사수를 위한 엘리트들의 학벌주의 연고주의는 비판해야 하지만 우리네 일상적 삶에서의 친목이나 우정까지 대상에 포함시키는 건 지나치다.

5.

질문 하나. 연고주의는 모두 나쁜 것일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어차피 연고주의는 우리 삶의 법칙이 된 지 오래고 누구도 거기서 자유롭지 않다. 오죽하면 강준만 교수(전북대 신문방송학)가 ‘공공적 연고주의’를 들고 나왔겠는가. 

어차피 우리가 연고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면 연고주의에 공공적 성격을 가미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같은 동문끼리 모여서 출세를 위해 패거리주의에 집착하지 않고, 언론개혁에 동참한다든가 사회봉사에 참여한다면 그 자체로 의의가 있는 게 아닐까. 물론 우려되는 점과 한계도 분명히 있다. 지방대 출신이 뭉치는 것과 서울대-연대-고대 출신들 특히 언론인들이 ‘뭉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한국 사회 기득권 세력에 다가갈 수 있는 확률이 후자가 더 높기 때문이다. 원성윤 기자의 고재열 기자에 대한 ‘고려대 뭉치기’ 우려 역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해도 고재열 기자식의 ‘연고주의․학벌주의’라면 난 지지해줄 의사가 충분히 있다. 고대출신 언론인들이 모여 자기네들 출세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일’ 하겠다는 걸 비판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자기들끼리만 하겠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만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정도는 고재열 기자도 알아줬으면 한다. 그게 우리네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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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동네] ‘그들’이 말하는 편향성이란

지난 7일 KBS노동조합이 ‘특보’를 냈습니다. 이걸 본 후배기자가 저를 부르더군요. 전해준 내용은 ‘특보’에서 언급된 것인데 이걸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출연자의 경우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거나 언론을 정치 운동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일부 매체의 직원들이 고정 출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의 발언이 KBS 전파를 타고 나가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KBS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언론을 정치운동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매체라 …

2008년 10월7일자 KBS노조 특보

‘언론을 정치운동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 특히 주목을 끌었습니다. KBS노조가 언급한, 언론을 정치운동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매체는 어떤 매체일까요. 사실 ‘언론을 정치운동의 수단으로 인식하는’이라는 부분이 좀 모호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언론을 정치운동의 수단’ 정도가 아니라 언론과 정치가 혼연일체가 돼 사실상의 정치집단이나 마찬가지인 ‘보수신문’을 지칭하는 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

KBS노조는 아마 ‘언론개혁’을 표방하면서 언론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 종사자’를 지칭하는 거겠지요. 어쨌든 한번 추려 볼까요. 이런 매체 한국에서 얼마 안됩니다. ^^

우선 언론비평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이 있습니다. 〈PD저널〉도 있습니다. 온라인매체비평지인 〈미디어스〉나 한국기자협회가 발행하는 〈기자협회보〉도 있지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미디어오늘〉〈미디어스〉〈기자협회보〉기자들 가운데 KBS에 고정 출연한 기자는 없습니다. 그럼 한 군데가 남습니다. 〈PD저널〉. 아마 KBS노조가 언급한 매체는 〈PD저널〉일 겁니다. 〈PD저널〉에서 KBS에 고정출연한 기자가 누구일까요. 물론 지금은 그만 뒀습니다만. (관련 글 - KBS 라디오방송을 그만두면서)

바로 접니다. 후배가 저에게 이 내용을 알려준 것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KBS 종사자는 모두 ‘공정’한가

뭐, 인정(?)합니다. 어차피 ‘그들’의 눈에는 제가 ‘편향적’으로 보였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좀 억울한(?) 측면이 있네요. 그렇게 주장하는 그들은 마치 객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양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편향’이면 ‘그들’도 ‘편향’이죠. 그렇지 않은가요.

KBS노조가 특보를 통해 ‘주장’한 내용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른바 공영방송 KBS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모두’ 공정하고 객관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공영방송’ KBS 종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견지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KBS내에서 검토·논의·실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조직개편 그리고 인사조치 등을 보면 그들만큼 ‘편협하고 독선적이며 편파적인’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들’이 보기에 ‘편파적인 인사’들이 고정 출연을 한다고 해서 해당 프로그램이 ‘편파적’일 거라는 생각은 정말 단편적인 생각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담당 PD가 중심을 잡고 출연자를 섭외하고, 방송내용에 대해서도 사전 논의를 거칩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도 마찬가지죠. PD와 출연자가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할 건 조율하고 그런 과정을 반드시 거칩니다. 출연자 맘대로 결정하게 하는 그런 PD는 없습니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KBS PD들을 ‘모욕하는’ 주장과 발언은 삼가주길

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 PD만 하더라도 (지난번 인사조치에 따라 지금은 다른 곳으로 가 계시지만) 방송 전 매주 저와 아이템과 방송 내용 등에 대해 협의를 했습니다. 제 판단에 해당 PD는 ‘진보적인’ 쪽에 가까운 의식을 가진 분이었지만,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을 감안, 항상 ‘균형감각’을 강조했습니다.

저는 KBS노조가 특보를 통해 오히려 자신들을 그리고 KBS PD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성찰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일부 출연자의 발언이 KBS 전파를 타고 나가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KBS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건, 책임의식을 갖고 현장에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KBS PD들에 대한 사실상의 ‘모욕’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13일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도 KBS노조와 비슷한 ‘주장’을 하시더군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출연자들의 ‘편향성’을 문제 삼는 ‘그들의’ 의식은 과연 공정할까. 전 제가 ‘편향적이지 않다’고 항변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만 ‘편향적’인 건 아니지요. 문제는 ‘편향’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 ‘편향’이 나름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지 여부 - 그거 아닐까요. 자신들의 관점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만으로 편향적이라고 ‘단정’하는 건, 그만큼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편향적’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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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세이] 무엇이 제작진으로 하여금 ‘부담’을 느끼게 했을까

MBC 〈명랑히어로〉(연출 김유곤, 토 밤 11시45분)가 가진 장점은 ‘예능 같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 데는 〈명랑히어로〉의 기획의도, 즉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가진 연예인들이 모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연예 등 온갖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방담을 펼치는 이색 토크쇼”라는 부분이 대중들에게 나름 성공적으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사실 〈명랑히어로〉가 방영됐을 때 과연 기획의도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들이 많았다. “세상사에 관심은 많으나 별 영향력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한 주간의 뉴스를 이야기하고 태클을 걸어보는 본격 태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기본 취지가 제대로 부각이 될 지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명랑히어로〉는 회를 거듭할수록 그런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시청자들을 향해 보기 좋게 ‘펀치’를 날렸다.

무엇이 ‘명랑히어로’의 포맷변화를 고민하게 했을까

‘그런’ 〈명랑히어로〉가 기존 포맷에 변화를 주겠다고 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명랑히어로〉에서 시사적인 부분을 최소한으로 축소한다는 게 제작진의 방침이다.

연출을 맡은 김유곤 PD는 지난 19일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명랑히어로’를 흔히들 시사와 예능의 결합이라고 하는데 이런 점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임에도 시사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특히 ‘100분 토론’과 동급에 놓은 것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PD는 “시사도 하고, 다른 여러 가지 방향을 시도하는 거니까,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틀 안에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김유곤 PD는 “‘명랑히어로’가 ‘100분 토론’과 동급에 놓이는 걸” 부담스러워 했지만, 제작진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명랑히어로〉를 〈100분 토론〉보다 훨씬 ‘높은 등급’에서 바라봤다는 점이다. 특히 출연진들과 게스트들이 시사적인 현안을 두고 토론을 벌일 때 촌철살인과도 같은 발언이 나오면 “‘100분 토론’보다 훨씬 낫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시사적인 현안에 대한 색다른 접근 방법, 이젠 볼 수 없나

사실 ‘2009 국제중학교 신설’ 방침을 〈100분 토론〉에서 다뤘다면 아마 전문가들이 나와서 어려운 단어와 수치 나열하면서 ‘재미없는’ 토론을 벌였을 것이다. (그렇다고〈100분 토론〉이 다루는 주제가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해 마시길!) 하지만 〈명랑히어로〉가 다룬 ‘국제중학교 신설 논란’은 달랐다. 초등학생들까지 입시전쟁터로 내몰고 있는 국제중학교 꼭 필요한 것인지 출연진들이 자신들의 ‘솔직한’ 생각을 밝히며 토론을 벌이는 모습 - 〈100분 토론〉에 출연한 교수나 전문가들이 과연 이런 식의 토론을 할 수 있을까.

그랬다. 〈명랑히어로〉는 시사적인 현안을 대중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밀가루 값은 내렸는데 빵, 라면 가격은 왜 그대로인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를 통해 이슈가 된 주부안식년에 대한 거침없는 토크 △양극화 현상에 대한 출연진들의 다양한 생각 △청소년 암행어사단에 대한 신해철과 출연진들의 ‘격렬한’ 찬반 토론 등이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명랑히어로〉에서 이런 토론을 자주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포맷변화를 고민하는 제작진이 ‘시사’보다는 ‘예능’ 쪽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13일부터 27일까지〈명랑히어로〉가 방송한 ‘두 번 살다’ 시리즈에서 이 같은 제작진의 방침은 사실상 확인된 셈이다.

시사와 예능, 균형을 잡아주길

한 가지 궁금한 건 제작진이 포맷변화를 고민하게 된 계기다. “시사와 예능의 결합이라고 하는데 이런 점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다”는 김유곤 PD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의 포맷을 굳이 변화시키려는 이유와 배경이 선뜻 이해가 가질 않았기 때문이다. 대체 제작진이 ‘노선 전환’을 하게된 이유가 무엇일까.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사적인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 아니면 민감한 소재와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토크를 불편해하는 ‘일부’ 경영진이나 ‘외부’의 불편한 시선? 그것도 아니면 이 모든 것에 부담을 느낀 제작진의 결정?

하지만 어떤 이유가 됐든 〈명랑히어로〉의 포맷변화는 여러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이런 아쉬움이 ‘두 번 살다’에 대한 폄훼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 그건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하지만 〈명랑히어로〉가 앞으로 ‘그런 쪽으로만’ 방점을 찍는다면 그건 〈명랑히어로〉가 가진 장점을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아쉬움은 그런 장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벌써부터 포맷변화를 두고 시청자게시판에 ‘난리’가 났다. 물론 선택은 제작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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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곰도리